김영배 경총 부회장 "근로단축, 1000명 이상 대기업부터 단계 적용해야"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제계와 노동계의 최대 쟁점 사안인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000명 이상의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가 도출한 합의안(300명 이상 우선 시행)이 사용자 입장에서 지나친 부담이라는 얘기로 향후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32회 경총 조찬포럼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시행 여력이 있는 직원 1,000명 이상의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조속한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주당 근로시간이 16시간이나 한꺼번에 줄어들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인 300명 이상 999명 이하 기업들이 받는 충격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이 같은 회원사들의 의견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는 지난달 정기국회에서 300명 이상의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휴일근로 중복할증과 특별 연장근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근로기준법을 고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최근 국회를 찾아 “입법 작업을 조속히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경총이 여야 합의안보다 사용자 측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노동계와 사용자·정부 측이 합의를 도출한 것을 존중해달라는 취지다. 지난 2015년 노사정위원회는 1,000명 이상의 대기업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경총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은 조속한 입법도 중요하지만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개정 과정에서 진통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입법 마지노선을 내년 2월 임시국회로 잡고 있지만 노동계에서는 “휴일수당을 통상임금의 2배로 중복 할증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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