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는 14일 안철수 대표의 ‘통합 시나리오’를 총력 저지하기 위해 세몰이에 나서며 반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통합 시나리오를 부인하면서도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 움직임으로 간주될 수 있는 행보를 이어가는 등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이처럼 양측의 양보 없는 기 싸움이 계속되자 여의도에서는 ‘분당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호남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평화개혁연대(평개연)’와 ‘당을 구하는 초선의원 모임(구당초)’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연석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모색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연대 방안에서 온도 차를 내지만 통합 저지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한다. ‘오는 22~24일 바른정당과 통합 선언, 1월15일 통합 찬반 투표를 위한 전당대회’ 시나리오까지 불거지자 단체 행동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조배숙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통합을 절대 반대한다”며 “(안 대표가) 대다수 의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절차를 진행할 때 우리는 모든 힘을 모아 총력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조 의원은 “지방의원과 원외지역위원장까지 확대해 같이 의사를 모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통합 저지를 위한 세력화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반대파는 안 대표가 끝내 통합 전대를 열 경우 “분당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의 압력이 (안 대표에게) 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실토한다”며 “현재의 진행형으로 보면 우리는 분열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계의 한 의원도 “통합 전대를 연다면 (반대파는) 그날로 집단 탈당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평개연은 지난 13일 광주에서 열린 통합 토론회에서 ‘합의이혼’을 언급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일단 통합 계획설에 대해 “그런 일정들을 지금 논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안 대표와 유승민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리는 양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나란히 참석해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대표가 양당 부산시당이 선거연대를 선언한 지역에 함께 자리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유 대표는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12월이고 곧 선거가 다가오는데 언제까지 통합 이야기로 질질 끌 수는 없다”며 “통합 논의는 되든 안 되든 언젠가는 일단락 지어야 한다. 완전한 통합까지는 안 가더라도 부분적인 협력으로 결론 날 수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 너무 오래 끌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