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전남 장흥 해창리·경남 함양 도마마을 사투리 기행



14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사투리 기행’ 4부 ‘살아볼랑가, 우덜 맹키로’ 편이 전파를 탄다.

▲ 짭조름하면서도 다디 달아

한 때, 부산에서 수 톤짜리 배가 드나들며 물건들을 실어 나르던 전남 장흥 해창리.

하역하는 일감이 많아 바닷가지만 고기를 잡는 어부는 없었던. 좀 특이한 마을이었다.

하지만 앞 바다가 간척이 되면서 큰 배는 더 이상 드나들지 않게 됐고 번성했던 그 시절은 이제 모두 옛 추억이 되어버렸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모습이 마치 ‘꼬막’을 연상케 하는 바닷가 마을.

그곳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 풍경을 감상하다 안코드가 처음 만난 주민은 시집 와 60여 년 간 이 동네에서 살았다는 김순임 할머니.

나이가 들었어도 꽃을 좋아해 마당 한가득 화분을 심었다.

집에 온 손님에게 홍시를 내주시는데 하필 덜 익어 떫은 감. 덕분에 안코드는 생전 처음 ‘떠럽다’는 말을 몸소 체험, 그 말의 뜻을 확실히 알게 됐다.

한편, ‘꿀’을 딸 수 있다는 말에 바닷가로 향하는 안코드.


간척으로 갯벌이 생겨 얻게 된 귀한 보물이라는데 ‘짭조름하면서도 다디 단’ 맛이 마을 사람들의 인생을 닮았다.

▲ 함박눈이 가장 먼저 내려앉는 곳, 함양 ‘도마마을’

화개장터 못지않은 영호남 화합의 장터, 남원 인월장.

상인은 영호남 반반, 시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도 반은 전라도, 반은 경상도다.

한참동안 모자를 썼다 벗었다 하며 흥정하는 박덕순(75)할머니와 동정순(76) 할머니.

박덕순 할머니는 전북 남원에서 경남 함양 도마마을로 시집 왔다.

도마마을은 지리산 바로 아래 위치해 천왕봉이 올려다 보이고 다랭이 논 경치로 알려졌는데.

전라북도 남원을 바로 이웃에 두고 있는 경계 지역이라 남원에서 시집 온 처자들이 많았다고.

장을 보러 갈 때나 병원을 갈 때에도 가까운 남원으로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말투는 전라도와 경상도 말이 섞이게 되었다.

전라도에서 시집 와 다른 경상도 말 때문에 시집살이를 심하게 했다는 박덕순 할머니. 그 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뜨끈한 ‘무싯국’ 밥상을 나누며 도닥거려준 형님들 덕분이었다.

함박눈이 하얗게 내린 날, 도마마을 할머니들의 마음에도 포근한 겨울이 왔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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