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를 비판하고 흠집 내는 행보를 이어가 논란이 일고 있다.
홍 대표는 먼저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아베 총리에게) 정부가 북핵 대처를 제대로 했다면 제1야당의 대표단이 미국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일본에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 앞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노골적으로 깎아내린 것이다.
홍 대표는 특히 중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을 두고 ‘알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아울러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일정을 취재하던 한국 사진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폭행당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얼마나 깔봤으면, 얕잡아 봤으면 그런 일이 일어났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대접을 받으면서 왜 갔을까”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여기에 더해 일본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는데 그 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를 하고 있으면 우리 제1야당이 나설 필요가 없다”며 “제대로 대처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10월 워싱턴을 방문했고, 오늘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와 공감대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대(對)정부 비판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장제원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홍 대표는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잘못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일본을 방문했다”며 “자민당은 전통적으로 한국당과 우호적 관계가 있는 만큼 북핵 문제만큼은 한국당과 같은 입장을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또 “3개월이면 핵이 완성돼 세계 핵질서가 변화되고 한국과 일본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되는 상황이 온다”며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자민당의 입장을 물었다고 장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대해 니카이 간사는 “분명하게 밝히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현재의 북한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일본도 무척 절박하다”며 “일본이 가진 모든 힘을 다해서 (북핵 문제를) 타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장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한편 홍 대표는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남북의 핵 균형을 통해 북핵 폐기 절차로 가는 것만이 북핵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핵을 제거하고 막는 방법은 핵 균형을 통해 핵 감축 협상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이번 방일을 통해 아베 정부와 한국당은 북핵을 제거하고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일(양국)을 지키자는 데 한마음으로 대응할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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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