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영화 도입부에, 이북의 평범한 가족들의 저녁식사 장면은 박선영과 정우성의 정서적 케미스트리가 빛난다. 박선영은 최정예 요원이지만 가족들에게 고기를 구워주는 츤데레 남편과 이북에서 금지된 이남의 스타 ‘지디’를 좋아하는 딸 사이를 중재하는 따뜻한 엄마이자 현명한 아내 역할로 영화적 정서를 완성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엄철우’가 쿠데타 공모 세력을 처단하라는 지령으로 개성공단으로 떠날 때, 그의 아내로서 어떤 예감을 한 박선영은 딸 ‘인영’과 함께 마지막으로 ‘추위 조심하라’며 건넨 목도리는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의 가족애와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모티브로 엄철우가 몸에 지닌 주요 소품으로 등장한다. 박선영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첩보 영화에 따뜻한 정서를 부여하는 인물로 세밀한 감정을 표현해 냈다.
박선영은 분량의 대소를 불문하고 <변호인> 양우석 감독의 컴백작이라는 사실 하나에 흔쾌히 출연에 응했다. 엄철우가 북쪽에 두고 온 가족의 존재감은 박선영의 깊이 있는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차기작을 검토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선영은 2018년 좋은 작품을 통해 안방극장을 점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