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벤처사업가이자 중소기업 고충 해결사인 기업호민관을 거쳐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이민화(사진)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이 제시하는 미래 인재상은 ‘협력하는 괴짜(cooperative geeks)’다.
지난달 ‘협력하는 괴짜(시그니처)’를 출간한 이 이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반복적인 일을 열심히 하면 됐지만 인공지능(AI)이 나타나면서 인간은 좀 더 창조적이고 감성적인 분야로 이동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반복적인 일에 특화된 로봇과 차별화하면서 한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진 괴짜들이 혁신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 사람의 괴짜로는 완성품을 만들지 못하고 보다 나은 창조성을 이끌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괴짜들끼리 서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인재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한 과목이라도 과락이면 낙제시키는 약점 없는 인재를 양성해왔지만 미래에는 한 과목이라도 남들보다 잘하는 인재가 살아남을 것”이라며 “약점의 경쟁이 아니라 강점의 협력시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협력하는 괴짜의 전형으로 제시하며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흔히 괴짜는 대화가 안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잡스도 본인의 모자라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다른 이들을 끌어들여 협력했다”면서 “협력하는 괴짜 양성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들이 잡스처럼 창조적 리더로 성장해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평범한 모범생들끼리 서로 경쟁하도록 하는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협력하는 괴짜를 키워낼 수 있을까. 이 이사장이 제시하는 해법은 ‘적게 가르치고 많이 학습하는(less teaching, more learning)’ 것이다. 그는 “정답을 찾는 데에만 집중하는 스펙형 인간은 AI와의 경쟁에서 도태하고 말 것”이라며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도록 교육 패러다임을 ‘티칭(teaching)’에서 ‘코칭(coaching)’으로 전환하고 팀 프로젝트 교육을 통해 협력성을 키워야 한국에서도 협력하는 괴짜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