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내부 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금융위원회가 미래에셋대우(006800)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보류했다.

내년 공정위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미래에셋대우는 상당기간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뛰어들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날 미래에셋대우는 7,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8조원을 넘겨 글로벌 IB로 투자를 확대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5일 공정위와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 검사 과정에서 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내부 거래 정황을 포착해 이를 공정위에 넘겼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넘긴 내용을 토대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 서면으로 자료 요청을 했으며 필요한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가 있는지 현장 조사, 관계자 면담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공정위·국세청 등 관계기관의 조사로 중대한 제재나 처벌이 예상될 경우에 한 해 인가 심사를 보류한 뒤 결론이 나면 이를 인가 심사에 반영하도록 자본시장법이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로 출발한 미래에셋그룹의 정점에 있고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32.92%를 들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63%)과 부인, 세 자녀가 지분 91.86%가량을 보유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투자한 호텔 등 부동산을 관리해 수수료를 받는 수익 구조여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돼왔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오후 유상증자를 위해 우선주 1억3,084만2,000주를 신규 발행해 내년 1·4분기에 자기자본을 8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종합투자계좌(IMA)업무를 볼 수 있으며 발행어음과 달리 인가 대상이 아니어서 업계는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을 건너뛰고 IMA로 가려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측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글로벌 인수합병과 사업투자로 자본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주는 구주주 80%에 배정되는데 구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미래에셋대우를 지배하는 박현주 회장 등을 포함하며 우선주여서 지배력이 희석되지 않는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증자 이후에도 글로벌 IB로 성장하는 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파트너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추가로 자기 자본을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임세원·조양준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