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列傳-스카이레이크] IT·테크 특화한 '진대제 펀드'...스몰캡서 미들캡 투자로 점프

매년 1~2개 설정...13개중 5개 청산
투자부터 자금회수까지 '속전속결'
국민연금 등 연기금서 출자 잇따라
올라웍스·한미반도체 등 인수
바이아웃 평균 IRR 20%대 기록
최근 야놀자 등 투자영역·규모 확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시계는 바쁘게 흘러가고 있다. 올해로 설립한 지 11년째 접어드는 스카이레이크가 설정한 펀드는 13개, 이미 투자 회수를 통해 청산한 펀드만 5개다. 여타 독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1년에 펀드를 하나 설정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스카이레이크는 쉬지 않고 매년 펀드를 설정하며 외형을 확장했다. 스카이레이크가 국민연금·산업은행 등 연기금과 은행들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진대제 펀드’로 더 유명한 스카이레이크는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이 설립한 회사답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시작으로 정보기술(IT)·제조업 등에 특화됐다.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전문성을 가진 테크(Tech)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테이팩스·위메이드(112040)엔터테인먼트는 스카이레이크의 투자를 받은 지 17개월 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134%에 달하는 투자수익률을 돌려주기도 했다. 한미반도체 역시 페이팔 창업자인 억만장자 피터 티엘과 손잡고 지분 10%를 251억원에 사들인 뒤 1년 만에 차익 115억원을 남겨 50%에 가까운 차익을 회수하며 글로벌 시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스카이레이크는 엑시트(자금회수)를 속전속결로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통상적으로 PE들은 펀드를 설정해 투자, 회수까지 10년이 걸린다. 그러나 스카이레이크는 인수금융을 사용하지 않고 기업 가치가 성장했다는 판단이 들면 즉시 자금 회수에 나선다. 조기 해산으로 비교적 단시간에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연기금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에는 다섯 번의 출자를 받았고 산업은행·군인공제회·사학연금·교직원공제회 등 굵직한 연기금들도 한 번 이상 스카이레이크에 자금을 집행했다. 스카이레이크 해산 펀드의 평균 IRR는 10%를 웃돌고 있으며 바이아웃 레코드 역시 평균 IRR가 20%대다. PE 업계 관계자는 “PE 운용사들이 펀드를 설정하고도 이렇다 할 투자처를 찾지 못해 드라이파우더(미투자금)가 쌓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스카이레이크는 투자도, 엑시트도 빠른 편”이라며 “안정적인 투자실적 역시 연기금들에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빠른 투자 회수에 대해 기업가치 성장보다는 차익에 너무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어느 정도 몸집을 키운 스카이레이크는 이제 투자 규모도, 투자 영역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던 펀드 규모는 점차 늘어나 지난해 8월 6,277억원 규모로 10호 펀드를 조성했다. IT·테크 부문에 집중했던 과거 포트폴리오와는 달리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시작으로 야놀자(600억원), 독립법인대리점(GA) 에이플러스에셋(500억원) 등에 투자했다. 기업당 투자 규모도 예전보다 커졌다.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IT나 테크 쪽을 프로젝터 펀드로 투자하는 PE들은 많지만 바이아웃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PE 운용사들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400억~500억원 규모의 미들캡(middle cap) 사이즈 투자를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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