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신한BNPP)이 간판펀드인 ‘봉쥬르차이나펀드’에서 봉쥬르를 지웠다. 국내 최초의 중국투자펀드인 봉쥬르차이나펀드가 최근 수익률 개선과 함께 명칭 변경을 통해 원금 손실의 아픔을 줬던 불명예를 벗고 재도약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한BNPP는 지난 15일 봉쥬르차이나펀드를 비롯해 ‘봉쥬르’가 포함된 22개 펀드의 집합투자기구 명칭을 일제히 변경했다. ‘신한BNPP 봉쥬르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제2호[주식]’은 ‘신한BNPP중국의꿈증권자투자신탁제2호(H)[주식]’으로, ‘신한BNPP 봉쥬르동남아시아증권자투자신탁(H)[주식]’은 ‘신한BNPP동남아시아증권자투자신탁제1호(H)[주식]’으로 바꾸며 봉쥬르 타이틀을 지워버렸다. 박인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은 “봉쥬르를 대신할 브랜드를 만들 계획은 없다”며 “개별 주식의 성격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에서 투자국가의 이름을 펀드명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봉쥬르차이나펀드는 2004년 11월 국내 최초로 설정된 중국투자펀드다. 프랑스계 BNPP와 합작사임을 강조한 측면도 있지만 당시에는 국내에서 중국증시에 관심이 적었고, 중국증시를 한국에 처음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프랑스어 인사말(안녕)인 봉쥬르를 사용해 친근함을 더한 것이다. 봉쥬르차이나펀드는 2006년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등하면서 그해 63.9%의 수익률로 국내펀드 중에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듬해 미래에셋이 차이나솔로몬펀드를 내놓는 등 중국펀드 시대를 선도했으나 중국펀드 천하는 1년을 못 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중국 증시 급락으로 수익률이 반토막 났고, 이후 오랜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며 ‘불치펀드’, ‘좀비펀드’의 오명을 쓰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가 다시 살아나고,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며 최근 수익률은 회복됐다. 설정 후 수익률은 지난 14일 기준 147.05%, 연초 대비 40.46%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수 조원에 달했던 설정액은 대거 빠져나간 상태다. 신한BNPP는 이름을 바꿔 장수하는 펀드로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신한BNPP관계자는 “오랫동안 브랜드로 사용한 봉쥬르를 지우는 아쉬움도 있지만 고객에게 보다 명확히 펀드의 투자지역과 대상을 알리기 위해 펀드명을 바꿨다”며 “운용 쇄신을 위해 이름변경에 그치지 않고 조직개편과 펀드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