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사람인이 기업 17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턴 채용과 정규직 전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인턴을 채용한 기업들의 인턴 정규직 전환율은 평균 70.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 10명 가운데 7명은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한때 ‘값싼 노동자’로 악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때와 비교하면 괄목할 변화다. 기업의 94%는 인턴을 채용할 때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두고 뽑는다’고 답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서류나 짧은 면접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웠던 실무 역량, 인성 등을 살펴볼 수 있어 필요한 인재 선발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평가다.
정규직을 전제로 한 채용이 확산하면서 허드렛일만 전담하던 인턴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 최근 일부 기업은 실무 관련 실전 업무를 맡기는 ‘프로젝트 인턴십’ 채용에 나서고 있다. 조직 내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하거나 기업의 새로운 전략을 도출하도록 하는 등 심도 높은 업무를 맡겨 자질평가와 함께 업무 성과도 노리는 방식이다.
BGF리테일은 올해 프로젝트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편의점 컨셉 및 컨텐츠 제안’과 ‘고객 지향적 지역맞춤 플랫폼 전략’ 등 기획안 제작을 수행토록 했다. 네이버는 기술, 서비스, 설계(디자인) 등 다양한 직무에서 프로젝트형 인턴십을 제공한다. 이랜드그룹은 핵심인재 모집을 위한 ‘글로벌 ESI’ 인턴 채용을 통해 정규직 선발에 나서고 있다.
인턴의 경우 정규직 채용보다 진입 장벽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인턴 기간 동안 지속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꾸준한 강점 개발이 요구된다. 진입 장벽이 낮은 대신 맡는 업무가 전문화되면서 직무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기 때문에 원하는 직종에 대한 집중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또 조직적응력, 근무태도 등 전반적인 인성 또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대비도 강조된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체험형 인턴보다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채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인턴 과정을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구직자들은 인턴십으로 실무경험을 쌓는 동시에 자신의 강점을 끊임없이 어필해 정규직으로 안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