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면세점이 또 한 번 매장 축소에 나선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6개 층 매장을 운영한 SM면세점은 지난 4월 2개 층을 줄여 지상 1∼4층만 면세점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추가로 2개 층을 더 줄이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그랜드 오픈 후 2번 째 축소다. 업계에서는 SM면세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면세점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1~4층에서 운영하는 면세점 영업 공간을 더 줄여 2개 층만 쓰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행 지상 1~4층 4개 층에서 화장품, 향수, 패션·잡화 등 위주로 2개 층 규모로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는 화장품, 향수, 패션·잡화 뿐 아니라 유아동, 전자제품, 식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그나마 관광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품목인 화장품, 향수, 패션·잡화만 남기고 나머지는 거의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매장이 사라진 공간은 하나투어가 운영을 직접 맡아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하나투어는 면세점 매장을 정리한 지하 1층에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테마로 한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SM면세점의 매장 축소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연 매출 3,500억원을 목표로 그랜드 오픈했지만 지속 되는 매출 부진 탓에 매장 축소라는 자구책을 계속 꺼내들고 있다. 지난 4월 매장 운영 층을 지하1층에서 5층까지 사용한 6개 층에서 현행 4개로 축소했다.
SM면세점이 오픈 후 두 번이나 매장 공간을 축소하는 자구책을 내는 데는 운영사인 하나투어의 면세점 운영 노하우 부재 탓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명동보다 관광객 특수를 덜 누리는 인사동 상권에 무턱대고 시내면세점을 오픈한 것부터 ‘패착’이었다는 것.
다른 시내면세점들이 올 3분기 들어 일제히 회복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반면 SM면세점은 올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 손실은 2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누적매출액은 오픈 당시 목표인 3,500억은커녕 1,0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707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M면세점의 시내 면세점 운영 특허 반납까지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구책으로 매장을 줄여가며 공간 운영 효율화에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인사동 상권 하나만 바라보고 하나투어 본사에 면세점을 출점한 것부터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라고 말했다. 매년 관광객 발길이 뜸해지고 있는 인사동 상권을 위해 SM면세점이 상권 살리기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SM면세점 뿐 아니라 인사동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왕홍 마케팅 등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어야 한다는 것이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