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복합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하려는 AT&T는 법무부가 해당 결정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제동을 건 뒤 분쟁조정 절차를 밟았지만 결국 협상을 타결하지 못해 법원에서 정식 재판을 받기로 했다. 첫 공판은 내년 3월19일에 열릴 예정이다.
AT&T는 지난해 10월 CNN과 TBS·HBO·워너브러더스 등을 소유한 복합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약 93조1,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달 초 AT&T에 대해 타임워너 자회사인 CNN을 매각해야만 인수를 승인하겠다며 제동을 걸었고 지난달 20일에는 해당 인수가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타임워너 계열 CNN ‘가짜뉴스’ 지목
디즈니, 폭스 인수엔 축하하기도
미 법무부는 표면적으로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하면 막강한 장악력으로 경쟁 콘텐츠 업체에 네트워크 이용료를 부과할 수 있고 시청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인수 건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각기 영역이 다른 콘텐츠 회사와 플랫폼 회사의 수직 합병은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미 시장의 오랜 법률적 선례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미디어 공룡들 간의 결합인 월트디즈니의 21세기 폭스 영화·TV사업 인수 건에 대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도울 것”이라는 호의적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미디어 산업의 두 빅딜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매체 선호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신에게 비판적인 타임워너 계열 CNN을 ‘가짜 뉴스’라고 지목해왔고 반대로 21세기폭스 산하 폭스뉴스는 그가 가장 선호하는 매체로 공공연하게 거론해왔다. 미국 언론들은 “업계와 정치권에서 결국 문제는 CNN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고 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