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8일 오전 홍성 충남도청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8일 내년도 도지사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안 지사가 ‘원외’ 신분으로 내년 8월에 있을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차기 총선에 출마해 원내로 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새로운 도전자들한테 기회를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면서 “3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안 지사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원내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안 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안 지사가 원외 신분으로 당권을 잡아 당내 세력을 확보해 차기 대선을 준비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안 지사의 불출마 선언이 결국 중앙 정치무대 진출을 위한 포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 지사가 정치적 휴지기를 갖고 국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혀나가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안 대표가 일종의 ‘리프레시’ 타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주변에서 하도 (출마를) 부추기니 고민해보겠다고는 했지만 지방에 돌아다니면서 강연도 하고 국민들을 만나는 행보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전망처럼 안 지사가 당권을 잡게 된다면 더불어민주당 내 역학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친문 진영과 각을 세워온 안 지사가 친문계 견제 세력의 구심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지사는 19대 대통령선거 국면에서뿐 아니라 최근까지도 친문 진영에 날을 세워왔다. 그는 11월 한 강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분께 부탁드리고 싶다”면서 “‘대통령이 하겠다는데 네가 왜 문제 제기야’라고 하면 우리의 공론의 장이 무너진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에 안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정치권 인사는 “호락호락한 당 대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할 말은 하는 당 대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