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생산자물가지수 등락률. /자료=한국은행
도시가스 요금 인하 영향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세를 따라 공산품 가격은 4개월 연속 오르면서 전반적인 상승 추세는 유지됐다.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 잠정치는 103.02(2010=100)로 전달보다 0.1% 떨어졌다. 지난 6월(-0.4%) 이후 5개월 만에 첫 하락이다. 전월대비로는 3.1% 올라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내수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7월부터 국제유가 상승세를 따라 계속 올랐던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 일시적인 요인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11월1일 기준 도시가스요금이 평균 9.3% 인하된 것이 생산자물가를 0.15%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며 “이를 제외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05%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력·가스·수도의 생산자물가는 도시가스요금 인하에 따라 전달보다 2.9% 떨어졌다. 지난해 3월(-3.3%)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산업용·일반용·주택용 도시가스 가격이 각각 10.8%, 10.5%, 9.4% 큰 폭 하락했다.
농산물값도 2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10월 역대 최대(-13.8%)로 폭락했던 농산물 가격은 지난달에도 2.3% 하락했다. 배추가 14.8%, 감귤이 19% 떨어져 10월에 이어 하락폭이 컸다.
조기(-41.2%), 넙치(-5.1%) 등 수산물도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돼지고기(6.2%), 달걀(7.5%) 등 축산물 가격은 3.3%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편 공산품은 전달보다 0.1% 올라 8월 이후 넉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가·철강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따라 나프타(8.4%), 경유(4.2%), 휘발유(4.9%) 등 석유제품이 전달보다 4.3% 올랐고, 1차 금속제품도 0.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물가 상승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식점 및 숙박, 부동산 등 서비스 물가는 보합으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달과 같은 보합이었다.
상품 및 서비스 가격 변동을 가공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98.12)는 0.4%, 수출품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99.21)는 0.5% 올랐다. 지난달 환율 하락 영향으로 각각 4개월, 5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