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호' 앞세워…금리체계 손보겠다는 금감원

"카드론, 대출금리 인하 반영 안돼"
수술 예고에 업계 "삼중고" 반발
보험업 'TM 가이드라인'도 마련

소비자 보호를 앞세워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금리 체계를 손보겠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을 앞두고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고 있는 금융회사들에 금융당국이 또 하나의 짐을 지우는 셈이다.

19일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금리 부과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카드론의 경우 조달금리와의 차이가 10%포인트 이상을 지속 유지하는 등 시중금리 인하 효과가 대출금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된 점검 대상으로 지목된 카드 업계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내년부터 시행되는 최고금리 인하를 감안하면 ‘삼중고’를 겪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금융회사들의 가산금리·우대금리를 조정하고 금리 산정체계를 검증하는 등 운영상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금감원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분쟁조정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다수 피해자 일괄구제제도’를 도입해 진행 중인 분쟁조정에 다른 피해자가 추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피해에 대해서도 일괄구제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와 함께 분쟁조정 절차 진행 중에 금융회사가 일방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도 차단된다.

소비자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보험 업계에 대한 감독이 강화된다. 텔레마케팅(TM) 채널에서 상품설명이 과도하게 빠르지 않도록 ‘표준 상품설명대본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금감원은 또 보험사가 자체 의료자문 결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관행을 바로잡을 방침이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의 변동내역을 알 수 있도록 ‘DSR 시뮬레이션 서비스’의 도입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대출을 신청하기 전 자신의 대출금액, 만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조회할 수 있다. 금융협회별로 제공되는 ‘비교공시’ 시스템도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가 상품들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체계를 개편하고 정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는 게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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