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사록] 한은 금통위 "추가 금리인상은 신중히"

금리동결 소수의견 낸 조동철 위원 "경제 견실한지 불확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달 6년5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도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대체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내년 한은의 금리 인상 횟수를 1~2회로 보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 시점도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19일 한은이 공개한 1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향후 견실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다음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물가 흐름과 민간소비 회복 여부를 살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한 A 위원은 “추가 금리조정 여부와 속도는 근원인플레이션의 변화와 민간소비의 회복 상황, 글로벌 금융순환의 변화가 실질중립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 등에 기초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방향은 인플레이션 기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전망이 더욱 견조해질 때까지 완화적 통화 기조를 유지해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B 금통위원도 물가 상승압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통화정책의 전환속도는 물가경로의 흐름을 확인해 가며 완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가 금리인상의 시점 선택에 있어서는 실물경제의 흐름보다는 물가경로에 보다 주안을 둬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조동철 위원 외에도 “금리인상 시기는 내년 초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힌 위원도 있었다. C 위원은 “금리인상시기는 연말 금융시장 상황과 외환시장 움직임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내년 경제전망이 구체화되는 내년 초가 더 바람직”하다고 밝힌 뒤 다만 “그 시기를 한두 달 앞당겨 이번에 인상하는 방안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후에는 앞으로의 경기 및 물가 동향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에 대해 시간을 갖고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유일하게 금리 인상에 공식적으로 반대한 조동철 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가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할 만큼 견실한 상태에 이르렀는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반대 근거로 들었다. 조 위원은 “대다수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 노동시장에는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유휴생산능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한 데 이어 “기조적인 물가상승률과 채권시장에서 평가하는 향후 인플레이션도 2% 목표 수준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어 총수요가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배경이었던 금융 불안정에 대해서도 조 위원은 ‘물가안정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비수도권 가격은 하락세로 전국적인 자산 가격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가계부채 구성이 주요 금융기관의 건전성 훼손을 통해 금융시장 전반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우선 대응해야 할 금융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의 일차적 목적인 물가안정이 훼손될 가능성은 가급적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가상승세가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금융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조 위원은 향후 금리 인상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향후에도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은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해 가는 것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히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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