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주마 남아공 대통령 이번엔 퇴진?

집권당 대표에 라마포사 부통령
몇주내 대통령 물러날 가능성 커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신임 대표에 선출된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요하네스버그=EPA연합뉴스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몰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을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18일(현지시간) 현지매체인 뉴스24에 따르면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ANC의 제54차 전당대회에서 라마포사 부통령은 2,440표를 얻어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전 부인인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 전 내무·외무·보건장관을 약 200표 차로 따돌리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남아공의 독립영웅 넬슨 만델라가 이끌던 ANC 당대표는 사실상 차기 대통령으로 꼽힌다. 남아공에서는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당이 대통령을 선출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마포사 대표의 승리로 ANC가 주마 대통령을 몇주 안에 퇴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당대표직에서 사임한 주마 대통령은 그간 공금유용·정경유착 등 숱한 부정부패 의혹 속에 8차례 진행된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매번 살아나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라마포사 대표는 과거 남아공의 극단적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노동운동가 출신이지만 현재는 개인 자산이 5억달러(약 5,4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남아공 경제의 대표적인 ‘큰손’이다. 외신들은 남아공의 거부인 라마포사 대표가 부패척결과 친경영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겠지만 당 내부에서 주마 진영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4년 이후 줄곧 다수당 자리를 지켜온 ANC는 주마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과 경기침체·양극화 등과 맞닥뜨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54% 득표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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