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지난 16일 사망한 환아 4명 중 3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일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사망한 신생아에게 감염된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동일한 감염원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시트로박터 프룬디의 감염원으로 의료진·환자·의료기기·주삿바늘·수액 등 병원 내 오염을 꼽고 있다.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중환자실의 특성상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된 사람이나 오염된 의료기기 등이 신생아에게 세균을 옮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직접적 사인을 시트로박터 프룬디로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사망한 신생아에게서 동일한 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됐지만 사망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밝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되자 보건복지부도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연말까지 전국의 모든 신생아중환자실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사망원인이 규명되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국과수에서 확보한 부검 검체를 분석해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가능성과 의약품 관리 상태 등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최종 사인은 국과수가 발표하며 기간은 한 달 정도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생아중환자실의 주요 장비인 인큐베이터 관리감독 체계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 도입된 인큐베이터 250대 중 56대(22%)가 내구연한 관련 기준이 없어 제조연월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대목동병원이 보유한 신생아 인큐베이터 19대 중 2대는 제조연월을 알 수 없었고 다른 2대는 23년이 넘은 노후장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