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앞두고 해외 비과세 펀드 열풍...1년 수익률 29%, 베트남펀드에 돈 몰려

연초 이후 3,180억 자금 유입
3,978억 유출 중국펀드와 대조
베트남증시 변동성은 경계해야

아시아 신흥국에서 ‘제2의 삼성전자’를 발굴하려는 투자자들이 베트남으로 몰렸다. 해외 비과세 펀드의 일몰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해외 펀드 중 베트남 펀드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렸다. 수익률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3개 베트남 펀드에는 최근 한 달간 93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퍼시픽’ 지역 펀드 자금 유입액(434억원)의 두 배에 이르는 금액으로 ‘글로벌’ 펀드(2,426억원)를 제외하면 해외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 중국펀드에서 약 3,978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달리 홀로 설정액이 약 3,180억원 늘어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펀드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해외 비과세 펀드 추천 중 1순위다. 베트남은 내수 소비 개선으로 내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데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으로 지난 11월 지수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 수익률도 좋다. 전체 베트남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29.07% 상승했으며 최근 3개월간은 12.66% 올라 일본 펀드와 함께 유일하게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 정부가 신규 종목 상장과 함께 베트남투자청(SCIC)의 지분 매각으로 증시를 부양하고 있다”며 “8월 이후 상장된 7개 신규 종목은 상장 이후 평균 16.1% 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SCIC는 시가총액 1위인 우유업체 비나밀크(BNM)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BMP(빈민 플라스틱), FPT(베트남 최대 IT 기업) 등의 기업에 대해 12월 말까지 지분 매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분 매각 기대감으로 관련 종목 주가는 11월 급등해 대형주, 부동산, 필수소비재, IT 섹터 상승을 이끌었다. 이 연구원은 “정책이 선 반영된 측면은 있지만 향후 매각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베트남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8월 선물시장 개설에 이은 증권업 선진화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고 있다. 연말 해외 비과세 펀드 가입 랠리로 베트남 및 신흥국 펀드에 과도하게 자금이 모인 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신흥국 정책 변수가 예측대로 진행되지 않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실제로 브라질 펀드는 경기 상승 기대감에 지난해 연간 평균 약 40%의 수익을 내며 투자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현재 정부 탄핵과 연금개혁 등 주요 정책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이 빠져나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약 -1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시장에서는 연말 베트남 증시가 급상승한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투자 시점을 정할 것을 권했다. 실제로 미국 금리 인상 여파와 차익 실현 매물로 베트남 펀드는 12월 첫 주 한 주간 2.35% 하락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직접투자 증가로 소득 및 소비 증가가 예상돼 베트남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면서도 “11월 베트남 증시가 급상승하면서 호찌민 VN지수 연간 상승률이 40%를 상회하는 등 부담스러운 구간이 됐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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