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북한 문제에 있어 한미일·한일 간의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화답했다.

강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단결해 대북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관계도 어려운 가운데서 출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아베 총리와 잦은 소통을 하며 긍정적 방향으로 설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강 장관은 “아베 총리가 평창올림픽에 참석하기를 희망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이 (핵·미사일과 관련한) 정책을 바꾸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압력을 가하자”고 강조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지만 이를 잘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강 장관이 이날 일본을 찾은 것은 한국 현직 외교부 장관으로는 1년4개월 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괄목할 만한 진전이 없는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직접 일본을 찾았다. 평창올림픽 개최 전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4강을 직접 찾는 외교 행보를 마무리하겠다는 뜻도 있다.

아베 총리 예방 전에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강 장관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한일 국장급 협의 정례화, 지난 9월 양국 정상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합의한 경제·문화·인적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 구체화 등을 위한 공동노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한일관계 진전을 위해 강 장관이 일본을 직접 찾아 물꼬를 트기는 했지만 오는 27일 발표 예정인 일본군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 보고서가 향후 양국관계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12월28일 양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합의를 이뤘지만 합의 과정에서 제대로 된 피해자의 의견 수렴이 없었을 뿐 아니라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하면서 재협상의 여지마저 막았다. 이에 더해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까지 적시하면서 국민 정서를 자극했다. 이에 새 정부 출범 이후 외교부는 협상 과정 및 합의 내용 검토를 위한 장관 직속 TF를 7월 설치했다. 발표 예정 보고서는 양국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의견 수렴 여부와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등 일부 합의 문구의 문제점 등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임을 강조하며 관련 합의의 유효성과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