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황 집안 6代 초상화 다 모였다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강세황의 증손 '강노' 초상화
美서 4억원대 낙찰받아 환수
내년 국립중앙박물관서 첫 전시

미국에서 돌아온 강세황 증손 ‘강노 초상’ 강노는 강세황의 4남 강빈의 손자다./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 후기 대표적 문인화가 강세황(1713~1791)의 증손 강노(1809~1886)의 초상화가 미국에서 귀향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온라인 경매 입찰을 통해 구매한 ‘강노 초상’을 19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제1강의실에서 공개했다. 지난 10월 27일에 낙찰받은 ‘강노 초상’은 지난 8일 항공편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강노 초상’은 강노의 71세를 기념해 1879년 9월에 그려진 작품이다. 19세기 초상화 중에는 드물게 호피를 두른 의자에 앉은 모습을 그린 반신교의좌상이다. 눈가의 주름과 검버섯, 눈썹·수염 등의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인물의 특징이 잘 표현돼 있다. 진주 강씨 5대를 그린 초상화 가운데 강현 초상과 강세황 초상, 강이오 초상 등 전해지는 그림 10점 중 6점이 보물로 지정됐다. 이들은 지난 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강세황 특별전에서 모두 공개된 바 있다.


이 ‘강노 초상’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유통조사 과정에서 처음 발견됐다. 재단은 온라인 경매시장을 점검하다가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있는 에버러드 경매·감정소(Everard Auction and Appraisals)에 이 작품이 출품된 사실을 알고 구매를 추진했다. 재단은 두 차례의 자체 평가위원회와 문화재청 긴급매입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쳐 유물이 진품임을 확인했다. 이후 온라인경매에 참여해 지난 10월27일 38만7,500만 달러(수수료포함·약 4억2,170만원)에 초상화를 낙찰받았다.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던 사람은 서배너에 거주하는 미국인으로, 미국의 한 가톨릭교회가 자산처분을 위해 내놓은 것을 샀다고 밝혔다. 해당 가톨릭교회는 이 그림을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어떻게 미국으로 반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강노의 조상인 진주 강씨 백각공파 강민첨을 비롯해 강현·강세황·강인·강이오 초상이 보관돼 있어 이번 강노 초상의 환수를 통해 6대에 걸친 초상화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강현부터 이번에 돌아오는 강노까지는 조선 후기 초상화의 화풍 변화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 기대를 모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소장하고 있는 강민첨, 강현, 강세황, 강인, 강이오의 초상과 함께 이번에 환수된 ‘강노 초상’까지 다같이 선보이는 전시회를 내년 8월 서화관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강민첨의 16세손이자 백각공파 파조인 강현의 초상/사진제공=문화재청
강현의 3남 강세황/사진제공=문화재청
강세황의 1남 강인/사진제공=문화재청
강세황 5남의 2남(강인의 조카) 강이오/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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