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이오·제약주의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로 거세다. 다시 돌아온 이번 랠리의 동력과 흐름은 무엇일까? 이런 바이오장에서도 ‘묻지마 투자’나 ‘급등주 따라잡기’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숨은 진주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반도체주는? 올해 계속된 랠리는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글로벌 경기가 낙관적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급등하는 바이오·제약주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신약개발 모멘텀, 생명공학과 코스닥에 대한 정책적 지원, 실적증가 등이 바이오·제약주 랠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바이오주가 부담스럽다면 호실적을 낸 전통 제약주도 눈여겨 볼만 하다.
돌아온 바이오·제약 랠리
바이오·제약주의 최근 랠리가 심상치 않다. 코스피의 의약품 업종지수는 올 9월1일 9,875.03에서 11월17일 12,510.72까지 상승해 26.7% 올랐고, 코스닥시장의 제약 업종지수도 6,737.37에서 9,566.33으로 42.0% 상승했다. 지난해 잘 나갔던 바이오·제약주들이 된서리를 맞은 건 한미약품의 주가급락 사태 때문이었다. 그러다 올 5~6월부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바이오시밀러(비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체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바이오·제약주 랠리의 불을 다시 지폈다. 비슷한 시기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치료제 펙사벡으로 유명한 신라젠이 신약개발 대장주로 떠오르며 바이오 업체 랠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해 랠리에 찬물을 끼얹은 한미약품도 급락 이후 첫 50만 원 대를 회복하며 명예회복에 나선 상황이다.
중소형주 주가도 바닥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몇몇 종목에선 신약개발 모멘텀에 따른 급등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가 바이오·제약주에 대한 관심과 쏠림에 힘입어 720선을 돌파했다. ‘제2의 신라젠’, ‘제2의 셀트리온’을 찾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바이오 제약 종목에 몰렸고, 전통적인 대형 제약주들도 실적 호조를 등에 없고 상승세에 동참했다.
지난 9월 기술특례로 상장한 항체신약 개발업체 앱클론은 위암 및 유방암 표적항체의 일본 특허 취득과 중국 기술이전 등으로 공모가 대비 6배 이상 급등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엠지메드는 최대주주가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으로 변경되고, 항암신약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벤처기업 인수 계획이 발표되면서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표적 항암제 미국 임상시험을 신청할 예정인 CMG제약도 마찬가지였다. 항암 진단키트 업체인 에이티젠 역시 적용 대상 확대 등의 호재로 연중 최고가를 돌파했다. 줄기세포 신약개발 업체인 강스템바이오텍과 안트로젠, 소재 및 펩트로이드 신약
개발 업체인 애니젠도 급등세를 탔다. 특히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미국 3상을 준비 중인 티슈진의 상장이 바이오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켰다. 공모가가 2만 7,000원이었던 이 주식은 상장 첫날 5만 2,000원으로 장을 시작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 다시 우상향으로 방향을 잡은 상황이다(11월 16일 현재). 중소제약업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각을 나타내는 제약업체 대부분이 신약개발이나 매출증가, 글로벌시장 진출 등의 호재를 안고 랠리에 동참했다. 제일약품, 경남제약, 삼일제약, 신신제약 등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랠리의 가장 큰 원동력은 신약개발 회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관련 R&D 모멘텀이다. 이 추세에 편승한 코스닥 투자자들이 이미 급등한 신라젠 등을 대신할 종목을 찾기 위해 바이오주 전반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항암 관련 호재가 있는 종목에 투자 매수세가 몰렸다. 이 밖에도 지난 9월 말 제3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 의결, 10월 20일 금융위의 코스닥 시장 강화를 위한 세제혜택 등 ‘제2의 벤처붐’ 조성 소식과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 전통 제약주들의 실적 호조가 랠리에 불을 지폈다. 바이오·제약주들은 앞으로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당분간 우상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급등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신약개발 종목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거래가 집중되고 있는 건 위험한 대목이다. 코스닥의 지나친 바이오 편중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급등주를 무작정 추격 매수하는 이른바 ‘상한가 따라잡기’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적과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소문만 듣고 ‘묻지마 매수’에 나섰다간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실적 뒷받침이 없는 경우 반짝 상승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점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바이오·제약 종목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주가가 주저앉은 바 있다. 주가 상승이 주로 연구개발(R&D) 결과, 신약허가 등의 이슈에 달린 만큼 지나친 기대감에 따른 과열도 늘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바이오주, 특히 신약개발 종목에 투자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규모가 적정한지, 기술이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지 등을 먼저 체크해야 한다. 주가가 신약 개발 진척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신약 물질의 가치 분석과 임상 단계별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이해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 밖에도 임상시험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느냐 여부를 눈여겨봐야 한다. 해외 출시, 해외 특허, 다국적 제약사로의 기술 이전 가능성 등을 파악해야 향후 매출 및 이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전 기술 이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가가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하는 바이오주가 투자 성향에 안 맞는다면, 호실적을 낸 전통 제약주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 볼만하다. 합성의약품을 본업으로 하는 기존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올 3분기에 잇달아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녹십자,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등을 눈여겨 볼만하다.
반도체 호황의 지속여부를 놓고 연초부터 낙관론과 비관론이 계속 제기되고 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상승 추세가 지속되는 한 반도체 랠리는 지속될 전망이다. 낙관론자는 목표가로 삼성전자 350만원, SK하이닉스 12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은 언제까지
올 초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랠리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은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반도체 호황은 제한된 공급 상황에서 4차산업혁명 등으로 업계 전반의 수요가 폭증해 시작됐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고도화로 고성능 서버시장과 프리미엄 휴대폰의 메모리 수요 등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이런 호황이 2~3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일단 내년 상반기까진 호황이 계속되겠지만, 그 이후 상황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다소 비관적인 입장이 맞서고 있다. 올 연말을 기점으로 반도체 수요가 점차 둔화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공급 측면에서 향후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들은 세계 3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가 공급량 증대로 이어져 수요와 공급이 곧 역전될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공장들이 내년에 가동을 시작한다는 점도 이런 비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낸드의 경우, 업체들의 공장 증설과 3D 낸드 전환이 집중적으로 이뤄져 공급과잉 국면에 재진입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낙관론자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D램의 경우, D램에서 시스템LSI로 전환을 꾀하는 삼성전자의 생산능력 변화와 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공정전환 준비가 집중되는 2분기까지 공급부족이 지속된 후, 3분기에 수급 밸런스에 들어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도 D램 공급부족이 지속된다고 예상하는 이들은 중국의 반도체 공급도 과장되었다고 보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정도는 돼야 시제품이 아닌,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중국산 반도체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업체들이 만드는 D램 및 낸드가 한국 업체 제품들보다 미세화가 뒤쳐지고 안정성이 떨어져 한국산 메모리 제품을 잠식하려면 5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수요 측면에서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HS마킷은 보고서에서 세계 D램 시장이 내년 741억달러(약 83조 63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623억달러, 2020년 577억달러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D램 평균 판매단가도 올해 1기가비트 당 0.77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내년 0.67달러, 2019년 0.45달러, 2020년 0.34달러로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낙관론자들은 평년치의 50%인 업계 재고가 가격 급등이 나타났던 전년 동기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공급부족을 우려하는 수요 업체들의 재고비축이 본격화하면 내년에도 D램 분야에 올해 상반기 같은 큰 폭의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상승 추세와 맞물려 2019년 말까지 반도체 강세가 지속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결국 반도체 호황의 지속은 세계 경기에 달려있다. 세계 경기가 불황이면, 당연히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떨어져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세계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확실히 장담할 수는 없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호황을 그 직전까지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업계 경영진의 고백이 있었듯, 불황도 언제 닥칠지 확실히 단언할 수 없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 10월 1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기자들에게 내년 상반기까진 확실히 호황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턴 공급을 봐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낀 것도 이를 방증한다.
낙관론 입장에서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한다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며, 또 무슨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D램과 낸드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가 내년 173조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에 따라 관련 기업 실적과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 예상했다. D램의 경우, 내년에도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업종 최선호 종목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 350만원(11월10일 종가 2,820,000원), SK하이닉스 12만원(종가 82,0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반면 낸드는 고성장 속에서 공급 증가와 가격 하락이 동반되기 때문에, 제조업체보단 관련 공급 업체가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 예상하고, 소재와 장비 업체 매수를 추천했다. 소재 업체 중에선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한솔케미칼을, 장비 업체 중에선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싸이맥스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저평가 된 종목을 찾는다면 월덱스도 눈여겨 볼만 하다. 월덱스는 반도체 전공정 중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소모성 부품인 실리콘 파츠 및 쿼츠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2017년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은 실리콘 파츠 52.7%, 쿼츠 33.2%, 알루미나 등 파인세라믹이 14.0%를 구성되어 있다. 2017년 상반기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매출액 416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으로 특히 영업이익 증가폭(136.5%)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호황 외에도 자회사인 WCQ의 구조조정(대만 생산기지 폐쇄)을 통한 비용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매출과 주요 생산품이 비슷한 하나머티리얼즈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은 35% 적지만, 시가총액은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표 참조). 올 상반기 실적으로 볼 때 PER도 많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주식투자를 보수적이고 안전하게 하려면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일 때 하는 게 좋다.
초보자들은 하락 추세일 때나 나 횡보하는 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의 주가종합지수나 코스닥지수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시기적으로 적절한 투자 타이밍이라 할 수 있다.
상승추세라고 모든 업종이 오르는 것이 아니므로, 다음 수순으론 주도 업종을 찾는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뉴스만 꾸준히 체크해도 어느 정도 주도 업종을 파악할 수 있다. 증권사 HTS를 통해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로 사는 업종을 살펴보고, 업종차트를 통해 종합지수보다 높은 업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 초부터 연일 반도체 호황 관련기사가 나왔는데, 반도체 관련 정보와 업종차트,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현황을 체크하고, 반도체 섹터에 과감히 투자했다면 지금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주도 업종을 찾았다면, 그 다음은 해당 업종의 선도주를 찾는 것이다. 같은 업종이라도 가장 힘 있게 오르는 대장주를 고르는 것이 좋다. 올해 반도체 업종의 경우 대형주인 SK하이닉스가 선도주로서 반도체 장세를 견인했다. 중소형주 위주인 반도체 장비주나 소재주도 낙수효과로 동반 상승했는데, 상승률이 SK하이닉스보다 더 높은 경우도 많았다. 자신의 투자 취향에 맞게 선택을 하되, 기업의 성장성, 안정성, 수익성 등 기본적 분석을 통해 투자 적정성을 살펴야 한다. 찾아낸 종목을 곧바로 매수하는 것은 당연히 금물. 관심종목에 등록하고 기업현황, 공시, 뉴스 등을 다시 꼼꼼히 확인해 확신이 생기면 매수를 해야 한다. 성급하게 올라타다가 상투를 잡거나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도주는 일단 상승추세를 타면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게 아니라, 대개 상승추세가 끝날 때까지 계속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조용준 포춘코리아 객원 기자 heme1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