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사회의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개인이나 기업의 조달비용 증가를 시작으로 부동산시장의 영향, 예적금으로 재테크를 할 계층의 자금마련 일정 변화, 할인율 인상에 따른 자산시장의 밸류에이션 변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이러한 변화에 금세 적응한다. 실제로 눈치 빠른 개인들은 금리 인상 전에 서둘러 대출을 받았을 테고 채권 매니저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듀레이션을 축소하거나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방식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이미 조정했다. 지난 2000년 이후 금리 인상기에 정보기술(IT) 버블이 심했던 시기를 제외하고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 이후 유가증권시장이 상승했기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산배분을 더 적극적으로 운용하기를 권유하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연금자산에 대한 관심과 준비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것이다. 의료기술은 날로 진보하고 있고 사상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가 지금의 화두만이 아니라 20~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나중에라도 노후 준비가 자연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스스로 준비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준비의 행위는 자금을 더 쌓는 것만이 아니다. 소비를 줄여서 쌓는 것은 고되기만 하다. 그렇다고 쌓는 것 외의 운용에 대한 관심은 더욱 아쉽기만 하다. 연말이면 주목받는 연금은 그간 투자에 대해 무관심했던 사람들도 금리 수준을 살펴보게 되고 펀드를 투자하는 경우라면 시장동향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이때라도 시장의 관심을 갖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할지 모르겠지만 연금계좌를 1년에 한 번 들여다보는 것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과거의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하려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적연금의 강조로 연금자산시장에서 개인의 운용 노하우가 중요해지고 있다. 한 해의 성과 희비가 연금자산의 궁극적인 운용 목표가 아니기도 할뿐더러 운용의 경험을 장기간 축적할 수 있는 자산은 연금자산뿐임을 상기해보자. 앞으로도 연말에만 들여다볼 자산이 아니라면 손실의 원인이 지식의 부족인지, 인내심의 부족인지를 살펴보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