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밀이 선보이는 시계는 예사롭지 않다. 시계를 구동시키기 위해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항공우주 산업에 쓰이는 신소재를 사용한다. 기능을 살린 디자인은 조형미가 넘친다. 리차드 밀 시계 대부분은 수억 원이 넘는 가격표를 달고 있다. 손목 위에 리차드 밀을 찰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번 리차드 밀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엔트리 모델을 살펴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리차드 밀에선 엔트리 모델로 불리지만, 다른 브랜드가 출시했다면 플래그십 모델 역할을 담당하고도 남았을 시계들이다. 리차드 밀이 추천하는 급이 다른 엔트리 모델 4종을 소개한다.
RM63-02 World Timer
티타늄으로 만든 동그란 케이스가 눈에 띈다.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는 세계 시간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24시간 유니버셜 타임 디스플레이’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다이얼 가장자리를 채우고 있는 세계 주요 도시 이름들이 그 증거다.
RM67-01 Ultra Flat
레드 골드 소재 케이스의 정교한 마감처리가 돋보이는 모델이다. 두께가 3.6mm에 불과한 얇은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있다. 무브먼트 뒷면은 속히 훤히 드러나 보이는 스켈레톤 방식으로 처리해 깊이감을 더했다.
RM11-03 Flyback Chronograph
베스트셀러 RM 011의 패밀리 모델. 이 시계에 탑재된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는 다재다능하다. 연속된 시간을 측정할 때 요긴한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추고 있다. 4시 방향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시간을 재던 초침이 곧바로 ‘0’ 상태로 돌아가 시간 측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12시간 동안 시간을 기록해주는 ‘12시간 토탈라이저’ 기능과 ‘가변 형상 로터(Variable Geometry Rotor)’도 눈에 띈다. 로터는 시계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회전운동을 하면서 시계 동력을 얻는 장치다. 리차드 밀은 로터의 회전 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착용자의 습관이나 활동량에 맞게 시계 동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RM030 Declutchable Rotor
티타늄으로 만든 케이스가 특별한 이 모델 역시 가변 형상 로터를 채용하고 있다. 거기에 ‘디클러처블 로터(declutchable rotor)’ 기능을 추가했다. 기계식 시계는 로터에 의해 태엽이 감긴다. 로터에 지속적으로 회전력이 가해지면 과부하가 걸려 오버 와인딩 현상이 일어난다. 리차드 밀은 태엽이 감긴 상태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디클러처블 로터를 개발했다. 태엽이 완전히 감겼을 때, 즉 파워리저브가 50시간에 도달하면, 와인딩 배럴(태엽 통)과 로터의 와인딩 장치를 자동으로 분리시켜준다. 파워리저브가 40시간으로 줄어들면 로터가 연결돼 다시 와인딩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12시 방향에 있는 ON·OFF 표시창은 로터가 연결된 상태와 해제된 상태를 나타낸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