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집 가격으로 호텔 요리 맛보세요

콘래드 9,000원대 '누들 바'에
4,000원대 커피전문점도 오픈
파크하얏트 1만원대 이자카야 등
문턱 확 낮춰 내국인 모시기 적극

파크 하얏트 더 팀버 하우스 ‘이자카야다이닝’


콘래드 서울 ‘더 누들 바’


특급호텔 레스토랑들이 1만 원 대 메뉴를 내세우며 갈수록 문턱을 낮추고 있다. 호텔 라운지 커피숍이 비싸다는 인식을 깨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여 놓는가 하면 9,000원대 면 요리와 1만 원대 이자카야 메뉴까지 구비하고 있는 것이다. 웬만한 분식집 가격 수준이다. 호텔들이 가격 문턱을 갈수록 낮추는 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을 겪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필요성을 느낀 데 따른 것. 내국인 고객 유치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해서다.

콘래드 서울은 1층에 커피 전문점 ‘10G’를 최근 오픈 했다. 호텔 커피 및 음료가 보통 1만 5,000~2만 원 대로 부담스러웠던데 반해 이 곳은 호텔의 분위기는 그대로 누릴 수 있으면서도 커피 가격이 4,000~5,000원대다. 콘래드는 또 얼마 전 싱가포르·홍콩 등의 유명 바를 연상시키는 ‘더 누들 바’를 오픈, 다양한 콘셉트의 아시아 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대는 세금포함 9,000~1만 1,000원인 파격적인 가격으로, 일반 동네 분식집 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다. 콘래드 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레스토랑은 호텔을 경험하는 엔트리 단계로 이를 통해 내국인 고객들이 부담 없이 호텔을 경험하며 숙박이나 연회 고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프리미엄 바이닐 뮤직 바로 리뉴얼 오픈한 파크 하얏트 서울의 ‘더 팀버 하우스’ 역시 1만 원대의 이자카야 다이닝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의 프리미엄 일식 다이닝에서 안주로 곁들이기 좋은 전 세계의 다양한 메뉴들로 변화를 주며 가격을 대폭 낮췄다. 남미식으로 조리한 문어 튀김, 아르헨티나의 엠파나다, 일본식 치즈 떡볶이와 돼지 껍데기, 미소 된장을 섞은 미소 크림치즈 크래커 등은 1만 5,000원에 불과하다.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 & 바의 ‘오므라이스·히야시라이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도 ‘라운지 & 바’를 5월 리뉴얼해 메뉴와 가격을 더욱 가볍게 했다. 기존 전형적인 바였던 웨스턴식을 탈피해 오히려 기본기를 중요시하는 클래식 칵테일을 강조했다. 또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식사로 샐러드, 버거, 샌드위치부터 오무라이스, 히야시 라이스, 팟타이 등을 3만 원대로 선보였다.

글래드 호텔 여의도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 보통 수 십 만원을 호가하는 갈라 디너를 성인 1인당 6만 원, 소인은 4만 원에 내놓았다. 뷔페 메뉴와 함께 특선 메뉴 양갈비 스테이크와 대게찜, 샤또 말바 와인, 재즈 공연 등이 포함된다.

경리단길 끝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이곳을 찾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골목을 돌며 맛집을 방문하는 개념의 ‘322 소월로’를 내고 젊은 층 유혹에 나섰다. 기존 호텔 식당과 달리 호텔 내 마련된 골목 식당 중 원하는 곳을 골라 가면 된다. 이자카야 ‘텐카이’의 경우 호텔 셰프가 즉석에서 요리를 선보이는데 안주 가격은 5,000원(야키토리)부터 시작이다. 가격대가 높은 롯데호텔 역시 얼마 전 4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점심에 4만 원대 코스 요리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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