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실상 노조에 굴복] 회사는 빚지고 있는데...노조 떼쓰기에 당했다

각종 수당 기본급에 편입

2년간 공적자금 7조1,000억원을 지원받은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내년 생산직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내년부터 고통분담 차원에서 했던 임금반납(10%)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측이 2년 만에 파업에 나선 노조에 굴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수주 부족으로 현금흐름이 6,000억원대 적자인 회사가 혈세로 임금보전에 나섰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사측은 21일 2017년 임금 등 2년치 통합교섭을 진행하고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노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16.4%·7,530원)과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인원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협상을 벌여왔다. 그동안 노조는 내년 임금 3.8% 인상을 요구하며 부분파업과 조명탑 시위를 해왔고 사측은 내년 임금 10% 반납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상여금에 포함됐던 개인연금(48만원)과 품질향상장려금(연 36만원), 설·추석선물비(20만원), 열정한마당장려금(6만원), 간식권(12만원), 이·미용권(9만5,000원) 등 131만5,000원(월 10만9,500원)을 기본급에 포함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사측이 이자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생활자금대출도 주선하기로 했다.


각종 수당이 기본급에 들어가면서 현장 직원들의 실질임금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직 직원들은 기본급 외에 설과 추석을 포함해 두 달에 한번 상여금(연 700%)을 받는다. 기본급이 높아지며 상여금도 인상되는 구조다.

또 지난 2015년 10월(4조2,000억원)에 이어 올해 4월 2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데 책임을 공감하기 위해 직원 99%가 참여한 임금반납(10%)을 올해까지만 할 예정이다. 임금반납은 각 직원의 자발적인 서명으로 진행된다. 홍성태 노조위원장은 “임금반납분(10%)도 되돌려 받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만큼 임금인상을 요구한 노조가 임금반납에 자발적으로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4분기 기준 1조5,631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이 가운데 1조3,877억원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받을 빚을 안 받고 주식으로 전환해서 생긴 채무조정 이익이다. 실제로는 인도 지연과 수주 부족으로 영업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6,474억원 적자다. 돈이 부족한 대우조선은 올해 혈세를 보증으로 한 공적자금(2조9,000억원) 중 7,000억원을 써서 회사를 운영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