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통령, 가까스로 탄핵 모면

‘54억원 뇌물혐의’ 8표차 부결
검찰수사·야권공세 산넘어산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9) 페루 대통령/신화연합뉴스
중남미 전체를 뒤흔든 권력형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9) 페루 대통령의 탄핵안이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부결됐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페루 의회에서 쿠친스키 대통령 탄핵안이 8표 차로 부결됐다고 전했다. 재적 의원 130명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87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당하는데 79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93명이 탄핵절차 개시에 찬성했고 보수 우파 민중권력당 등 야권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돌발 변수가 없는 한 탄핵안이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탄핵안이 부결되자 의회 안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의회 밖에서는 지지자들이 환호하면서 페루 국기를 흔들었다고 AP는 전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내일은 우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면서 화합과 국가 재건을 강조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탄핵안 표결에 앞서 의회에 출석해 야권의 탄핵표결 추진을 ‘정치적 구테타’로 규정하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탄핵안 표결은 이후 10시간이 넘는 찬반토론 후 이뤄졌다. 쿠친스키 대통령이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가 중78만2,000 달러(약 8억5,000만 원)의 자문 수수료를 받는 등 쿠친스키 대통령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남미 대형 건설사인 오데브레시 컨소시엄 등으로부터 500만 달러(약 54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쿠친스키 대통령은 페루 재무장관과 총리를 지냈으며, 오데브레시는 페루의 주요 고속도로 공사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대선에서 쿠친스키 대통령에게 석패한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당수도 오데브레시로부터 대선 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권력형 부패 스캔들이 중남미 전체를 흔들고 있다.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은 피했지만 정국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다음 주 검찰청에 출석해 신문을 받아야 한다. 또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권도 더욱 거센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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