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관련 “구출 안하고 뭐했냐”는 네티즌 댓글에 반박한 소방 공무원의 글 화제



제천 화재 관련 “구출 안하고 뭐했냐”는 네티즌 댓글에 반박한 소방 공무원의 글 화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제가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쳐 빚어진 참사였다는 비난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한 소방공무원이 남긴 글이 화제다.

“안전에도 빈부격차가 존재한다” 라는 문장으로 글을 시작한 그는 한 도 소속의 소방 공무원으로 “특별시와 광역시보다 도 소속 소방 공무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제천 화재와 같은 대형 화재 대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소방 공무원은 “소방 공무원 몇백명이 가서 사람들 구출 안 하고 뭐했냐, 초기 대응이 잘못돼 일을 키웠다는 몇몇 댓글을 보고 맘이 아파서 글을 쓴다”며 “소방이 능력이 없다기보다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화재를 진압한 곳은)광역시 소속 소방본부가 아닌 도 소속 소방”이라면서 “특별시, 광역시 소속 소방과 도소속 소방의 가장 눈에 띄는 큰 차이는 바로 소방공무원 숫자”라고 했다.

소방 인력 부족을 업무 강도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인원이 부족하면 국민의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소방차가 13대이지만 소방 공무원은 10명”이라면서 “차량 대비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저런 큰 화재에 모든 차량이 투입되어야 마땅하지만 차를 끌고 갈 사람이 없어 끌고 가지도 못한다”고 했다.

또 경방 대원(불을 끄는 대원)이 소방 차량 1대에 3~4명이 타야 하지만, 1명밖에 타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운 좋게 인원에 여유가 있으면 경방 요원 2명이 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진압용 큰 수관의 압력을 경방요원 혼자 버틸 수 없어 작은 수관을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커뮤니티 ‘웃긴대학’에 21일 올라온 “소방공무원이 본 제천화재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 전문이다.

서두에 앞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안전에도 빈부격차는 존재한다.

우선 이번 화재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뉴스를 보다가 맘아픈 댓글들을 보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소방공무원 몇백명이 가서 사람들 구출안하고 뭐했냐

초기대응이 잘못되어서 일을 키웠다 등등

이런 몇몇 댓글들을 보고 맘이 아파서 글을씁니다.

충청북도 제천시 .

광역시 소속 소방본부가 아닌

도 소속 소방입니다.

특별시, 광역시 소속 소방과

도소속 소방의 가장 눈에 띄는 큰차이는 뭔지 아십니까?

바로 소방공무원 숫자 입니다.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을때는 소방공무원이 1명이든 10명이든 아무런 티가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건사고는 광역시나 도나 어디든지 날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시, 광역시 와는 다르게 도소속 소방은 인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는 충청북도 소속이 아니고 다른 도 본부 소속이라서 충북 소방의 정확한 인원을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 자료등을 통해서 나온 수를 보니 제가 소속되어 있는 소방이랑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인원이 부족하면 소방공무원이 힘들다?

물론 인원이 부족하면 출동나가랴 , 업무하랴, 소방검사 다니랴, 힘들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도록 힘든것도 아니며 그냥 할만한정도의 수준입니다.

인원이 부족하면 국민의 안전에 위협을 받습니다.

차량대비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여 , 저런 큰화재에 모든차량이 투입되어야 마땅하지만 차를 끌고갈 사람이 없어 끌고가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불끄는 대원, 즉 경방요원은 펌프차에 4명은 타야 법정인력기준에 충족될뿐만아니라, 화재진압을 원할히 수행할수 있습니다.

특별시, 광역시 소방은 펌프차에 최소 3~4명의 경방요원이 펌프차에 탑승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소속은 어떨까요?

네, 1명 탑니다.

운좋게 인원에 여유가 있으면 경방요원 2명이 타는경우도 있지만 그러한경우는 잘없으며 보통 1명 탑니다.

어떤곳은 1명도 못타고 기관요원(운전요원) 혼자서 운전하고가서 불을꺼야 되는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있는 센터는 차가 13대인데 사람이 10명입니다. 1명이 차3대, 차2대씩 맡고있는건 일도 아닙니다.

대형화재가 일어나면 전인원, 전장비가 다출동해야하지만 일부분밖에 출동을 하지 못합니다.

인명피해가 없다면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에 공기호흡기등의 장비를 가지고 가서 옆에서 도와주기라도 한다지만,

오늘과 같은 화재현장에서는 경방요원 혼자서 진압임무를 수행해야됩니다.

혼자서는 65mm수관(큰수관)으로 진압을 할수가 없으며 40mm수관(작은수관)으로 진압해야됩니다.

65mm수관을 혼자서는 그압력을 감당할수가 없습니다.

건장한 성인 3명, 최소 2명은 있어야 압력을 조금 낮추어서 그압을 견딜수가 있습니다.

40mm 수관으로 혼자서 진압이 가능할까요..

구조대도 마찬가지로 법정기준에는 한팀에 최소 6~8명은 있어야 됩니다.

하지만 도소속에 있는 구조대는 한팀에 끽해야 3~4명입니다.

2인1조로 움직인다고 하여도 2조정도가 수색하는게 다입니다.

소방이 능력이 없다기 보다는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소방공무원들이 국가직을 외칠때 자기자신 좋으라고만 외치는줄 아시는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희의 이익을 위하여 국가직에 목소리를 내는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모든 소방공무원들이 인지하고 있기때문에 국민여러분을 위해서

더욱더 국가직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것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경민기자 kkm261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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