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2회만에 허점을 드러난 ‘화유기’가 방송 중단을 거쳐 결국엔 미완의 방송 종료 사고를 낸 것이다.
24일 tvN은 오후 9시 40분께 ‘화유기’ 2회를 방송하던 중 ‘60초 후 계속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1분짜리 중간광고를 했지만 1분이 지난 후에도 ‘화유기’를 방송하지 않고 자사 프로그램 예고편들만 10여분간 연이어 내보냈다.
이후 10시35분께 본방송이 뒤늦게 재개됐지만 ‘화유기는 방송사 내부 사정으로 종료합니다. 정규방송이 재개될 예정이오니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자막을 수 차례 띄우다 10시 41분 갑자기 방송을 중단했다. 안방 시청자들에게 1시간여의 혼란과 혼돈 그리고 충격의 시간을 선물한 것.
tvN 관계자는 방송 사고 이후 “사유를 파악 중”이라며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24일 오후 11시 14분경 “24일(일) 밤 방송된 tvN <화유기> 2화가 후반 작업이 지연돼 방송송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시청에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24일(일) 입고 지연으로 방송되지 못한 <화유기> 2화 완성본은 추후 다시 방송할 계획이다. ”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또한 25일 새벽 2시경 “(긴급안내) [tvN] <화유기> 2화 최종본 금일(25, 월) 저녁 6시 10분 재편성 안내” 입장을 발표했다.
‘화유기’ 제작진은 “요괴라는 특수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면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이고자 촬영은 물론 마지막 편집의 디테일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였지만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다. ”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청자들은 이날 방송 지연과 자막 사고뿐만 아니라 드라마 방송 화면에서도 와이어줄이 그대로 노출되고 귀신들의 CG(컴퓨터그래픽)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액자에 초록스크린이 노출되는 등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 2화 만에 후반 작업 지연 실수가 나왔다는 점에서, 시청자를 맞이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드라마 방송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편집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방송을 미루지 않고, 광고 시간으로 대체하며 방송 재개 가능성을 피력했던 tvN의 대응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역대급 방송사고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25일 저녁 6시 10분, tvN ‘화유기’ 2화 최종본을 마음 편하게 시청 할 수 있을까. “실수를 거울 삼아 더욱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한 tvN의 노력과 진심을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