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한국산 탄소·합금강관에 대해 오는 2022년까지 최대 88.1%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이 파장으로 현대제철(004020)은 52.5%, 세아제강(003030)은 27.5%. 넥스틸은 12.9%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받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을 닮아가는 캐나다 정부의 태도다. 이 사안을 제소했던 캐나다 업체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58.2%의 덤핑 마진을 주장했지만 캐나다 국경관리청은 국내 일부 업체들이 정보제출에 비협조적이라며 88%의 반덤핑관세율을 부과했다. 미국이 지난해 8월 포스코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불리한가용정보(AFA)’ 조항을 이용해 60%가 넘는 폭탄 관세를 부과한 것과 유사하다. 캐나다는 4월에도 한국의 산업용 철강구조물에 최대 45.8%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최종 판정을 내리는 등 최근 철강 관련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뿐만이 아니다. 이달 19일 일본은 한국 기업 19곳의 철강제 관연결구류에 대해 최대 74%의 반덤핑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했다. 인도는 올 4월 한국산 열연후판에 오는 2021년까지 톤당 478~561달러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전 세계 국가의 한국 대상 수입규제 조치 193건(12월 기준) 중 45%인 87건이 철강·금속 제품에 몰려 있다. 미국이 20건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9건), 인도(8건), 호주(8건) 등의 순이다. 여기에 내년 초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이용해 한국산 철강이 자국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경우 한국 철강재는 전 세계의 공동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공급과잉의 원흉이었던 중국이 내년부터 자국산 철강재의 수출세율을 낮췄다. 중국 정부는 철강재 수출이 늘어나자 2007년부터 반제품에 수출세 15%를 부과했는데 이를 제품별로 5~10%로 낮춘 것이다. 최근 한국 철강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인 것은 철강업 구조조정에 들어간 중국 당국이 물량 공세를 억제한 요인이 컸다. 만약 중국산 철강이 다시 쏟아지면 각국의 철강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 강경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국가들의 철강업은 모두 내수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업황이 안 좋아지면 보호무역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