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79개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9조5,096억원으로 올해 6월 말(8조6,551억원) 대비 9.9% 늘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올해 들어 점점 커지는 추세다. 분기별로 보면 올해 3월 말 4.3%, 6월 말 7.8% 늘어나더니 두자릿수 증가율을 앞두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가계대출이 아닌 중소기업대출의 일종으로 분류되지만 임대사업자 등 자영업자들이 주로 빌린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 사업자 전용 상품을 출시하는 등 소상공인대출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영업자의 불규칙적인 생활이나 자금 여건을 고려해 당일 대출과 직원방문 대출도 해주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에 눈을 돌리는 것은 금융당국에서 올 3월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나서며 개인대출을 조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에 상한선을 두도록 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상반기는 5.1%, 하반기는 5.4%로 제한된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저축은행이 기업여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개인사업자대출이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것이라며 우려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을 늘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제2금융권의 자영업자들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만큼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