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2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사측과의 재협상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 집행부는 이번주 집중 교섭을 벌여 연내에 잠정합의안을 재도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올해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29일은 창사기념일로 휴무라 시간이 더욱 부족하다.
산업계는 현대차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지난 22일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임금·성과급에 대한 불만족 외에도 계파 갈등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50.2%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는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압도적인 표 차가 나오던 과거 패턴과는 다르다. 계파 간 세력구도에 따른 반대가 많았기에 이같이 아슬아슬한 표 차가 나왔다는 것이다. 하부영 위원장도 투표 전날인 21일 “노조 부정하는 감정적 부결운동 중단하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쓴 바 있다.
현대차 노사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1월 노조 대의원 선거 이후에야 제대로 된 교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12월에 대의원 선거가 열렸는데 올해는 노사 교섭이 늦어지면서 함께 미뤄졌다. 그러나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는 여론이 높아 1월 중엔 대의원 선거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이 교체되면 교섭위원도 바뀌는 셈이어서 1월 말에서 2월 초는 돼야 교섭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교섭이 늦춰지는 데 불만을 가진 계파와 이번 부결을 주도한 계파가 다시 한번 신경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 회사 노사는 19일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와 일시금 280만원, 중소기업 제품 구입 시 20만포인트 지원 등으로 이뤄진 잠정합의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은 22일 노조 찬반투표에서 반대 50.2%, 찬성 48.2%으로 부결됐다.
/맹준호·조민규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