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0년만에 임단협 해 넘기는 현대차의 미래

현대자동차 노사가 합의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무산됐다. 현대차 노사는 19일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28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으나 최근 실시된 조합원 투표에서 50%가 넘는 반대표가 나와 부결됐다. 노조가 26일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한다지만 연말까지 재협상과 조합원 투표를 마치기가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1967년 창사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임단협 협상이 해를 넘길 공산이 커진 셈이다.


한시라도 빨리 협상을 마무리 짓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또 시간을 낭비하게 생겼으니 걱정스럽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임단협 부결의 가장 큰 원인이 예년 수준을 밑돈 임금인상 폭에 있다는 노조의 시각이다. 기본급 인상에 성과급 300%+α가 부족하다니 어이가 없다. 현대차 노조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9,400만원에 달한다. 일본 도요타보다 약 1,600만원 많다.

이 같은 고액연봉도 모자라 매년 기본급 인상에 두둑한 성과급까지 챙기면서도 더 달라고 하니 누가 공감하겠는가. 더욱이 요즘 현대차는 전례 없는 위기다.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올해 글로벌 판매가 지난해보다 6%나 줄었고 내년은 더 심각하다고 한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달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25%나 급감했다. 수입차의 거센 공세에 직면한 국내 시장 사정도 여의치 않다.

이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10여차례나 파업을 했다. 이로 인한 생산차질 피해는 1조원에 이를 정도다. 그 사이 협력사는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회사나 협력업체의 어려움에는 눈을 감은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귀족노조라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자동차 업계의 흥망성쇠를 보면 대립적 노사관계를 극복하지 못한 곳은 여지없이 무너지거나 곤경에 처했다. 현대차도 예외일 수 없다. 지금처럼 노조가 떼를 써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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