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4분기 건설투자 동향. /자료=한국은행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지역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으로 건설투자는 둔화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역별·업종별 온도차도 감지됐다.한은은 26일 12월 지역경제보고서를 내고 권역별 지역경제 동향을 점검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한은 15개 지역본부는 소비와 수출 모두 대부분의 지역에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소비는 양호한 소비심리와 가계소득 개선 등에 힘입어 수도권, 충청권, 대경권, 강원권 및 제주권에서 완만하게나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동남권과 호남권 소비는 조선업 부진의 여파로 보합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수출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권역에서 글로벌 경기 개선세에 힘입어 반도체, 석유화학·정제 및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에서 둔화세가 감지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정제 업종에서 호조가 이어지겠지만 다른 업종에서는 기존 설비에 대한 유지·보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역별 온도차도 예상된다. 보고서는 “설비투자가 대경권과 강원권에서 늘어나겠으나 여타 권역에서는 보합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투자 둔화세는 더 뚜렷할 전망이다. 8·2 부동산대책,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집값 잡기에 나선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 강화로 민간 부문의 신규 수주는 이미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건설투자는 동남권, 대경권 및 제주권에서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둔화되겠으며 다른 권역은 보합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생산 동향과 관련해선 제조업은 충청권, 대경권 및 강원권에선 증가하는 반면 다른 권역에서는 보합 수준을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정제가 증가하겠으나 자동차와 조선, 디스플레이 등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대부분의 권역에서 늘어날 전망이다. 보고서는 “양호한 소비심리에 힘입어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증가할 것”이라며 “운수업도 수출입 물동량 및 해외여행객 증가 등으로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2017년 4·4분기 권역별 경기 동향. /자료=한국은행
한편 올해 4·4분기에는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충청권과 강원권은 전 분기보다 경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과 대경권, 제주권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선박과 자동차 부진에 타격을 입은 동남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소비와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대부분의 권역에서 보합 또는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10~11월 중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27만명 늘어 전 분기(28만명)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업종별로 제조업과 건설업에선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농림어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