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앞둔 자영업자의 눈물] 임금 부담에 식당 문닫고... 편의점·치킨집 사장이 알바생 전락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14년째 일식집을 운영해온 50대 A씨는 최근 가게를 접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안 그래도 고민하고 있던 터에 입주 건물이 재건축한다기에 ‘울고 싶었는데 뺨 맞은 격’으로 미련없이 가게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 A씨는 “전체 매출의 30%가 직원 4명의 인건비로 지출되는데 이미 건물 임대료보다 인건비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만일 정부가 3년 동안 최저 시급을 1만원까지 올린다면 버틸 식당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 시급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경제상황이나 자영업자들의 사정도 면밀히 살펴봐주기를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시행을 앞두고 자영업자들 역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사장이 알바생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아예 가계를 폐업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부천에서 A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김씨는 현재 야간 알바생까지 총 3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2~10시까지 근무하는 피크타임에 아르바이트 한 명을 줄이고 그 시간에 김씨가 혼자 근무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기존 5시간에서 8시간으로 근무시간이 늘어났다. 김씨는 “이런 식이면 업무량은 한참 늘었는데 내가 최저시급을 받고 일하는 꼴”이라고 하소연했다.

인천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근근이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는데 현재 폐점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법대로 가면 이제 알바생들까지 4대 보험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대책이 없다”며 “작은 곳보다도 오히려 큰 곳일수록 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치킨 가게를 하는 50대 이씨는 “현재 매장에서 8명이 일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의 15~20% 정도가 인건비로 나간다”며 “주변에 치킨집을 하는 사람들이 가게를 많이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부부가 함께 일하고 있지만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곳은 직원을 두는 대신 부부가 같이 운영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박준호·박윤선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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