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세종시 KDI 본원 대강당에서 김 원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KDI와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진 등이 참여한 가운데 김 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이별의 아쉬움을 전한 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 요청에 따라 KDI는 이임사를 외부에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박근혜 정권 초반이던 지난 2013년 5월 KDI 원장에 올라 3년 임기가 끝난 지난해 5월 차기 원장 선발에 단독 후보로 올라 연임에 성공했다. 2019년 5월까지 잔여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둔 가운데 사임하면서 지난 정권 출신 국책연구원장의 사퇴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새 정부가 국책연구원장들의 사퇴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기관장이 스스로 사임 시점을 정하는 분위기다. 김 원장 역시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체설이 종종 흘러나왔지만 반 년 가까이 보직을 유지하며 연구과제 발굴 등 기존 진행 사업들을 챙기다 정권 교체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새해를 앞둔 시점에서 스스로 이임일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22일 김 원장이 이임식 준비를 주변에 지시했다”며 “본인이 추진하던 업무를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정권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교육개발원·한국노동연구원 등도 공모 절차를 거쳐 조만간 후임 원장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1~6월) 중 임기 종료를 앞둔 기관도 4곳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내년 4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조세재정연구원·한국형사정책연구원(내년 6월) 등이다. 이 기관들까지 기관장을 교체하면 23개 국책 연구기관 중 절반 이상인 13곳(56.5%)의 수장이 새 정부 출범 후 바뀌는 것이다./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