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쏠라리스
현대차 크레타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에서 생산하는 주요 차종의 부품을 현지 조달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 제휴를 검토 중이다. 러시아 정부의 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동시에 해외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최근 러시아 현지 자동차업체 카마즈사를 방문해 부품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JV) 설립 가능성을 논의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생산공장(HMMR)에서 제작하는 ‘쏠라리스’와 ‘크레타’의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부품을 우선 조달할 계획이다. 이후 부품 현지화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그동안 일관 생산체제에 따라 주요 부품을 계열사를 통해 주로 조달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발전전략 2020’에 따라 생산 차량의 현지 부품 조달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이다. 러시아 정부는 생산 자동차의 부품 30~50%를 현지 업체에서 조달하는 기업에 10년 간 각종 세금 감면 혜택 및 정부 조달 분야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이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업체의 부품 품질이 일정 수준만 보장된다면 현지화를 통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또 한번 도약할 것이란 것. 특히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루블화 가치 급락으로 2013~2015년 러시아 시장을 철수했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달리 시장을 지켜왔다. 이후 올해 상반기 기준 시장 점유율 21%로 현지 업체(아브토바즈·35.1%)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소형차 쏠라리스는 9만여대가 팔리며 러시아 차종별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내년 러시아 시장이 신흥국에서 가장 큰 성장률(16.7%)을 전망했다. 코트라는 2021년까지 러시아 시장이 연 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