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신장학회 이사장 "혈액투석 인증·평가 사각지대 병·의원 없어야"

약 1,000개 의료기관서 투석하는데
환자 35% 이용 병·의원만 인증 참여
심평원 혈액투석 적정성평가도 허점
환자등록제 도입해 체계적 관리해야
투석혈관 협착 조기진단·예방도 중요

김용수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8만명에 이르는 말기 신부전 투석 환자의 90%가량이 약 1,000개의 의료기관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는데 35%만이 대한신장학회의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에 참여하는 병·의원을 이용합니다.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력해 혈액투석 환자도 암 환자처럼 모두 등록시키고 해당 병·의원에 대한 인증·적정성 평가를 받도록 해 양질의 치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김용수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교수)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허점이 있는 심평원의 인공신장실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회원 중 신청한 의료기관만 인증평가할 수 있는 학회의 평가 시스템을 체계적인 환자등록 시스템과 연계해 업그레이드해야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시스템은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경우 추적도, 사망 여부 확인도 어려운 실정이다. 인증·평가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 병·의원과 요양병원들이 많다 보니 질 관리가 어렵고 건강보험 재정누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비윤리 인공신장실이 많아 투석 환자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혈액투석 환자의 83%는 종합병원 이하 병·의원을 이용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투석통로학회’의 초대 회장(임기 2년)도 맡고 있다. 이 학회는 아태 지역의 투석 환자를 관리하는 의사들에게 투석통로에 대한 다양한 교육 및 수련 프로그램을 제공해 투석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고 학술교류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다.

투석통로는 혈액투석 환자의 혈관통로와 복막투석 환자의 복막통로를 말하며 ‘투석 환자의 생명선’으로 불린다. 투석 치료를 받는 말기 만성 신부전 환자의 90%가량은 주 3회, 매회 4시간씩 병·의원에서 콩팥 기능을 대신하는 기계로 혈액투석을 받는다. 팔 정맥을 동맥에 연결해 정맥을 굵게 만드는 동정맥루 수술 등을 거쳐야 한다. 혈관통로는 보통 좌우 팔에서 총 4~6개를 만들 수 있는데 장기간 투석 치료를 받을 경우 마땅한 혈관통로가 없을 수 있다.

김 이사장은 “동정맥루를 잘 만들어놓으면 60%는 5년 이상 쓸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혈관외과·신장내과·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협진해 최적의 위치에 동정맥루를 만들고 협착·혈전이 생기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적으로 혈류량을 측정하거나 투석 때 동맥압을 측정해 혈관 협착이 진단되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풍선확장술)을 하는 게 그 예다. 이런 의료기술과 노하우·인력을 가진 곳은 대부분 대학병원에 한정돼 있다.

김 이사장은 “의사 중에도 혈관통로가 막힌 뒤에야 풍선확장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통로를 오래 쓰려면 그런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대학병원 등 전문의로부터 예방적 시술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