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일영(오른쪽)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노조 대표가 정규직 전환 방안 합의서에 서명한 뒤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인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지 7개월 만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30%를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6일 정일영 사장과 비정규직 대표 등이 이 같은 내용의 ‘정규직 전환 방안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문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말을 목표로 소방대와 보안검색, 보안경비, 야생동물 통제 등 생명·안전과 밀접한 분야의 비정규직 총 2,940명을 공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한다.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총 9,785명 중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나머지 6,845명은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사는 9월 임시법인 형태로 설립된 인천공항운영관리를 포함해 독립법인 2곳을 자회사로 설립하기로 했다.
직접 고용될 인원은 ‘제한 경쟁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 관리직의 경우 공사 5급 공채와 동일한 채용 과정을 거쳐 선발되며 그 외 기능직과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되는 인원들은 면접 및 해당 직무별 적격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다만 정규직 전환을 노리고 용역업체에 불법채용된 경우 공사는 전환 취소는 물론 사법 당국에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방식은 앞서 공사 정규직 노조에서 요구한 내용이 대폭 반영됐다”며 “직접 고용인원 중 전환 과정에서 탈락한 인원은 공사가 설립할 별도 회사를 통해 고용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임금체계는 직접 고용과 자회사 고용 직원 모두 기존 용역업체 임금을 기준으로 설계하기로 했다. 공사는 정규직 전환으로 발생하는 재원은 기존 용역업체에 지급하던 비용과 이윤 절감분을 단계적으로 활용해 추가적인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공사는 내년 상반기 내에 직원 채용과 처우 등을 구체화하고 자회사 설립, 관련 규정 개정 등 세부사항을 추진해 내년 말까지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는 직접 고용과 자회사를 통한 고용의 의미가 모두 포함돼 있다”며 “공사에서는 운영 안전성 측면에서도 자회사를 통한 인력 분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노·사·전 협의를 통해 30% 직접고용이라는 합의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영종도=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