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젠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암호화폐를 가치 단위로 삼은 지불·결제 플랫폼 회사다. 이러한 기술력을 활용해 소상공인에게 친화적인 플랫폼을 상용화 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9월 창립했다.
박재우(29) 블록젠 대표는 26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체 플랫폼 및 암호화폐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상품·서비스를 사고팔 수 있고, 소상공인은 그 대금의 결제를 암호화폐로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이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현금이나 카드가 아닌 암호화폐를 활용해 페이팔·네이버페이 등처럼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젠이 염두에 두고 있는 시장은 국내 소상공인들 대상의 비현금·비카드 거래 시장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들의 전체 결제액 1,400조원 가운데 계좌이체나 무통장입금 등 비현금·비카드 거래액 비중은 179조, 12.8%에 이른다. 이 같은 형태의 지불수단을 암호화폐로 바꾸고, 이 거래를 통한 수수료를 카드결제보다 낮은 건당 0.5%로 책정하는 모델을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게 박 대표의 구상이다.
박 대표는 “결제시장에서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는 신용카드사와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는 동시에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불만인 수수료율에 대한 부담도 덜어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블록젠은 현재 블록체인 기술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했고, 자체 개발 암호화폐 플랫폼인 ‘ARCANA’도 개발도 80% 가량 진행된 상태다.
박 대표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기존 암호화폐들도 결제가 가능토록 할 계획이지만 이 화폐들은 이미 투기자본으로 조성돼 있어 안정적인 암호화폐를 저희가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블록젠이 목표로 삼고 있는 상용화 시점은 내년 12월이다. 이를 위한 제반 작업들을 내년 상반기 중 완료하고, 하반기부턴 국내 소상공인들의 플랫폼 사용을 시범 운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대표는 모교인 성균관대가 운영하는 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사업 초반 운영에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그는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창업 초기 비용 및 고정비 부담을 많이 낮출 수 있었다”며 “맞춤형 멘토링이나 투자유치·마케팅 지원 등 학교 측에서 다양한 창업 지원 활동을 해주고 있어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창업 초기를 넘어서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젠은 최근 국내 스타트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 창업’의 대표적 사례다. 정부는 이 같은 기술 창업을 고급 인재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여겨 여러 지원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박 대표는 정부의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창업 실행 과정에서의 시행 착오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했다.
박 대표는 “기술기반창업은 ‘기술의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큰 숙제를 풀어야 한다”며 “실질적인 창업에 나서기 전에 많은 전문가나 경험자들을 두루 만나 조언을 듣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