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백드래프트' 논란 증폭…"2층 사우나 연기로 꽉 차"

깨진 유리창을 둘러보고 있는 소방합동조사단의 모습 /연합뉴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백 드래프트를 우려해 사우나 유리창을 깨지 않았다는 소방당국의 설명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2층 여성 사우나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명은 불길에 의해서가 아니라 연기에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황과 함께 물증이 나와서다. 26일 화재 현장을 둘러본 소방합동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2층 여자 사우나의 목욕용 의자가 심하게 그을려 처음엔 몰랐을 정도”라며 “이는 연기가 그만큼 꽉 찼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2층 사우나 안에 있던 플라스틱 물바가지도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서 측에서 우려한 백드래프트는 화재가 발생한 내부 공간으로 진입하기 위해 문을 열 거나 창문을 부수게 되면 산소가 갑자기 공급돼 마치 폭발하듯이 불길이 갑자기 크게 번지는 현상이다. 화재 당일 소방관들은 백 드래프트 현상이 우려돼 현장에 도착한 지 40분이 지나서야 2층 유리창을 깼다. 이로써 소방당국이 2층 사우나 통유리를 서둘러 깨고 구조에 나섰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유가족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족들은 지난 22일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이런 원망과 질책을 쏟아냈었다.


한 유족은 “여자들이 모여있던 2층 사우나 통유리만 먼저 깨줬으면 거의 다 살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방당국은 백드래프트 발생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만약 백드래프트 발생 가능성이 없었더라도 불길이 천장쪽으로 치솟는 굴뚝 현상이 발생해 급격한 연소 확대 위험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