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혁과 최강희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2층 JTBC홀에서 열린 JTBC드라마 ‘한여름의 추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기다리는 12월 31일. 지나간 사랑을 돌아보고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감성 드라마가 찾아온다. 온갖 시상식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진심’을 무기로 삼은 ‘한여름의 추억’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모을 수 있을까.JTBC 단막극 ‘한여름의 추억’(극본 한가람, 연출 심나연) 제작발표회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심나연 PD와 배우 최강희, 이준혁이 참석했다.
‘한여름의 추억’은 여전히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서른일곱의 라디오 작가 한여름(최강희 분)의 가장 찬란하게 빛나고, 가슴 시리게 아팠던 사랑의 연대기를 섬세하게 그린 드라마. ‘알 수도 있는 사람’을 시작으로 ‘힙한 선생’, ‘어쩌다 18’, ‘마술 학교’ 등을 선보인 2017 JTBC 드라마페스타의 마지막 작품이다.
최강희는 어느덧 사랑이 그립고 외로운 37세의 라디오 작가 한여름 역을 맡았다. 그는 “‘한여름의 추억’은 제가 보고 싶었던 드라마다”라며 “예전에 ‘달콤한 나의 도시’라는 드라마를 찍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32살의 오은수 역을 맡았다. 그때는 32살에도 노처녀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사실 마흔까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37살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작품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팝 칼럼리스트 박해준을 연기한 이준혁은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 안에서 상처를 받고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간다”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상처를 건강하게 극복해나가려는 에너지가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대본이 먹먹하면서도 힐링이 됐다. 드라마를 보시면서 제가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배우 이준혁과 최강희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2층 JTBC홀에서 열린 JTBC드라마 ‘한여름의 추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기자
최강희와 이준혁은 극 중 동갑을 연기하지만 실제로는 7살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이다. 이에 최강희는 “7살 차이가 나는 것을 지금 알았다. 평소에도 나이 개념이 없다”며 “사실 단막극은 친해질 수 있는 기간이 없다. 촬영도 2~3일 정도 했다. 처음 만나서 대본 리딩하고 고기 먹을 때 체했지만 호흡은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최강희는 이준혁을 비롯해 태인호, 이재원, 최재웅 등과 4가지 색의 사랑을 펼쳐낸다. 이에 대해 “함께 출연한 남자 분들을 다 처음 봤다. 다들 작품에 되게 애정 있게 임해주시더라”며 “감사하고 멋있었다”고 덧붙였다.
37살, 사회적인 잣대로는 ‘늦었다’고 평가당하기도 하는 나이. 심나연 PD는 “아직 그 나이가 돼보지 않은 제 입장에서는 37살의, 사회에서 일명 노처녀라고 하는 사람이 결혼을 안 하고 아이가 없다고 해서 뭐 그리 외롭고 나쁜 건가하는 생각을 솔직히 했다. 이렇게까지 외롭고 쓸쓸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고민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보니 37살의 여자가 결혼을 했든 안했든, 남자가 있든 없든 느끼는 외로움이 있을 수 있겠더라. 지금의 위치와 상관없이 지나간 사랑과 내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가 남아있겠더라. 드라마를 만들면서도 현실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다양한 연령대에게 여러 방면으로 공감을 안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30대 초반의 여성분들은 순간에 집중해야 나중에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그 다음 사람에게 잘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하셨으면 한다. 여름과 동갑인 분들은 외롭지만 그만큼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고 그만큼 성숙해왔다는 감정을 가지고 보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배우 이준혁, 심나연 감독, 배우 최강희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2층 JTBC홀에서 열린 JTBC드라마 ‘한여름의 추억’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기자
더불어 “‘37살이니까 아자아자 하자’는 내용은 아니다. 외롭고 헛헛하지만 오늘 하루 그 감정을 마음껏 우울해하고 슬퍼하고 기뻐도 하면서 지금의 인생을 돌아보고 남은 40, 50세를 멋진 여성으로 살아보자는 것에 관전 포인트가 있다”고 짚었다.‘한여름의 추억’은 31일 열리는 연말 시상식들과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게 됐다. 잔잔한 감성 드라마로서 경쟁력이 있을까 쉽게 장담할 수 없기도 하다. 이에 심 PD는 “단막극 2부작을 연말에 편성한 것에 여러 의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하며 “그렇지만 경쟁자가 없는 곳만 찾아다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생각을 해봤다. 세상에 한여름과 같은 여성분들이 항상 혼자 가요대제전과 연기대상에서 젊고 예쁜 친구들만 보면서 얼마나 외롭고 헛헛할까”라며 “그럴 때 드라마를 보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지 않나. 시상식이 아닌 다른 것에 대한 니즈가 열 명 중에 두 명만 있더라도 이 작품의 편성 전략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한편 ‘한여름의 추억’은 오는 31일 오후 8시 40분부터 2회 연속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