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일이 되레 매수 기회"...개인투자자 몰려 증시 강세

연기금 내년 코스닥 비중확대 등
4분기 실적·정부정책 기대감
최근 3거래일 3.1조 순매도 개인
유가증권시장서 4,659억 '사자'
코스피 0.38%·코스닥 3.9%↑
전문가들 "내년 1월 증시도 상승"

배당락일인 27일 코스피·코스닥이 동반 상승했다. 코스피는 배당락의 영향을 감안하면 상당한 강세였고 코스닥은 모처럼 790선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배당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받아들인 셈이다. 증시 폐장 하루 전날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내년 증시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38% 오른 2,436.67에, 코스닥지수는 3.9%나 오른 791.9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0.5~-0.3%대 하락세를 보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폭이 좁아졌다. 실적 쇼크가 전망되는 조선·중공업주와 고배당주인 은행·보험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다. 코스닥은 지난해 11월10일(전일 대비 3.92%) 이후 13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이날도 바이오 업종이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셀트리온(068270)이 전일보다 15.06%나 급등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9.57%)·티슈진(9.39%)·바이로메드(8.62%)·신라젠(215600)(7.22%)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로 배당금 규모만큼 시가총액도 줄기 때문에 증시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률은 사실상 각각 2%, 4.5%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배당락으로 인한 증시 변동률이 코스피지수는 -1.44%, 코스닥은 -0.54%(각각 전일 대비 기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4·4분기 실적과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기대감, 코스닥에서는 수급 개선 전망 등이 반등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정부의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세제 혜택을 통해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이 같은 기대감에 가장 적극적으로 부응한 것은 개인투자자들이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3조1,4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65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54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2조7,169억원을 순매수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이날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총 5,11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달 들어 주식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팔아치웠던 개인투자자들이 대주주 요건이 확정되는 배당기준일(26일)이 끝나자마자 다시 주식 쇼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배당락일에 주가가 떨어져도 곧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 역시 매수세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현대차투자증권이 지난 2009년부터 매년 배당락일의 주가 움직임을 조사한 결과 코스피는 당일 시초가가 전일보다 평균 0.46% 하락했지만 장중에 다시 시초가보다 0.14%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를 찾아 몰려든 개인투자자들이 이날 사들인 종목은 주로 코스피·코스닥 대표주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6일까지 삼성전자(005930)를 4,273억원어치 팔아치웠지만 이날은 1,508억원을 사들였다. 완전히 달라진 투자 패턴이다. 이밖에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009540)(733억원), SK하이닉스(000660)(619억원), S-OIL(376억원), SK텔레콤(017670)(160억원), 삼성SDI(006400)(150억원) 등 업종별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의 순매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여전히 바이오 업종 종목들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신라젠을 513억원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셀트리온(372억원)이 다음이었다. 바이오주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는 이야기다. 이밖에 펄어비스(69억원), 서울반도체(57억원) 등 시총 상위주에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

전문가들은 28일 올해 마지막 증시 개장일을 지나 내년 1월에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에는 연말 결산(북클로징), 차익 실현 등 수급 측면에서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1월에는 4·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수급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유주희·이경운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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