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강서구청 사거리 인근 철거 공사장에서 작업중인 대형 크레인이 넘어져 정차해 있던 버스를 덮쳤다./연합뉴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건물철거 작업을 하던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 강서구 강서구청 사거리 인근의 한 건물 철거현장에서 크레인 구조물이 넘어지면서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쳐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16명 중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이 중 1명은 머리에 심한 손상을 입어 상태가 위중하다. 나머지 2명은 가벼운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하차하기 위해 버스 안에 서 있던 승객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버스 승객과 행인 등을 구조한 뒤 넘어진 크레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진 않았으나 크레인이 위치한 곳의 약한 지반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넘어진 크레인이 올라가 있는 부위는 건축물을 철거해서 폐기된 부분이라 지반이 약해 2차 전도사고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크레인 안전사고가 11차례나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울산 에쓰오일에서 크레인 전도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5월에도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사고로 6명이 죽고 25명이 다쳤고,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도 크레인 전도 사고가 발생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는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경기도 의정부와 용인에서 크레인 전도사고가 발생 6명이 죽고 6명이 다쳤다. 전문가들은 크레인 전문인력이 줄어드는 등 안전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 ‘건설기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의 타워크레인은 총 6,074대로 지난 2015년 3,673대, 2016년 5,432대에 비해 급증했다. 타워크레인 숫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운행할 작업자의 안전교육 및 관리를 담당할 전문인력은 오히려 감소했다. 업계는 2000년대 초 850여명이었던 타워크레인 전문인력이 현재 600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크레인의 노후화된 시설 장비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현재 운용중인 크레인 중 연식이 20년 이상 된 노후크레인이 다섯 대 중 한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크레인 사고가 잇따르자 27일부터 전국의 모든 타워크레인을 안전점검하고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