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남대문시장 칼국수·군산 번개시장 백합·흑산도 홍어



28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수고했어 올해도 - 행복한 한 끼’ 편이 전파를 탄다.

저물어가는 2017년 올 한해 다들 어떻게 보내셨나요? 올해도 각자의 자리에서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 추운 겨울을 녹이는 뜨거운 열기와 생동감이 가득한 삶의 현장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 행복한 한 끼를 만나본다.

▲ 남대문 시장 칼국수 골목, 행복한 세 자매

남대문 시장의 칼국수 골목에는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세 자매가 있다. 30년 전, 큰언니 김진순 씨는 의자 4개로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했고,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하나 둘 동생들이 나와 세 자매가 함께 장사를 하게 됐다. 의자 하나 놓을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열 시간 넘게 서서 일하는 세 자매, 유일하게 앉을 수 있는 시간은 아침식사 시간 때뿐이다. 매년 어머니가 고향 남해에서 농사 지어 보내주는 고구마순으로 된장찌개도 끓이고 고등어찜도 한다. 하루의 유일한 끼니가 될지도 모르기에 속을 든든히 채운다. 늘 그랬듯 올해도 참 열심히 달려온 세 자매, 지치고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따뜻한 온기로 감싸주는 서로가 있어 큰 힘이 되었다.

“시장에 나가면 우리 자매가 있고 희망이 있어요. 시장에 나가면 환한 불빛을 보는 것 같아요.”

- 김진순 씨 -

▲ 군산 새벽시장을 밝히는 공원자 할머니


군산 새벽시장은 새벽 5시에 시작해 8시면 문을 닫는 번개시장이다. 공원자 할머니는 백합을 팔러 매일 새벽시장에 나온다. 여든 둘의 할아버지가 바다에서 직접 백합을 캐오면, 할머니가 새벽시장에 나와 판다.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켜온 세월이 어느덧 50여년, 할아버지는 바다에서 할머니는 새벽장터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렇게 삶을 이어왔다. 백합탕을 좋아해도 내다 파느라 아까워 제대로 한번 끓여먹지 않는다는 노부부, 뜨거운 백합탕 한 그릇에 부부의 지나온 수십 년의 세월이 담겨있다. 새벽일이 고생스러워도 여전히 건강하게 바다로 시장으로 나갈 수 있었던 것만으로 감사한 한해였다. 여전히 함께 하는 아내,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

“허리 아프고 다리 아파도 이 일을 해 버릇해서 추워도 불 쬐면서 그래도 하고 싶어. 이거를 못 내려놓겠어.”

- 공원자 씨 -

▲ 거친 바다와의 사투, 흑산도 홍어잡이

김철용 선장이 이끄는 배는 흑산도에 6척 남은 홍어 잡이 배 중 하나다. 오늘도 매서운 겨울바람과 싸우며 홍어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다. 한번 나가면 이틀에서 삼일까지 배에서 지내는데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며칠 전 내려놓은 낚시 줄을 끌어올리자 제법 몸집 큰 녀석들이 하나둘 올라온다. 줄줄이 올라오는 녀석들을 보니 배에서의 고단함도 잠시 사라진다. 홍어도 많이 잡혔겠다, 김철용 선장이 홍어 한 마리 잡아 마을 사람들과 푸짐한 저녁을 준비한다. 홍어회, 된장 양념을 한 홍어찜, 해초와 톳을 넣어 끓인 홍어애탕, 홍어껍질로 만든 묵까지, 근사한 홍어 한 상이 차려졌다. 다함께 올 한해 수고한 어민들을 위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며 다가오는 2018년도 올해만 같기를 소망한다.

“첫째는 우리 선원들이 사고가 없어야죠. 그래야 돈 벌어도 가치가 있어요. 열심히 해서 돈 벌고, 또 육지에서 열심히 놀아야죠 하하“

- 김철용 씨 -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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