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울대 공과대학이 주최하는 ‘겨울 청소년 공학 프런티어 캠프’는 지난 26일 참가자 모집을 마쳤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자연계열 학생 가운데 공학 전공 희망자가 대상이다.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다양한 체험·특강 등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미래 공학도를 양성한다는 게 캠프의 취지다.
서울대에서는 ‘동계 공드림 캠프’ ‘데이터마이닝 캠프’ 등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인기 캠프도 다양하다. 캠프 수료자들 상당수는 서울대에 진학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예비 공학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최상위권 학생들을 의대가 아닌 공대로 유도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KAIST가 26일부터 모집을 시작한 ‘창의적 글로벌 리더 캠프’도 인기가 높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창글리 캠프’로 알려져 있다. 영재학교 2학년, 과학고 1학년 학생이 대상이다. KAIST 진학 의지가 높은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데다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탓에 수료자들의 KAIST 진학 비율이 높다.
포스텍은 ‘이공계학과대탐험’ ‘잠재력개발과정’ 등 캠프를 내년 1월 중 진행한다. 첨단연구시설과 교육현황을 소개하고 각종 실험·실습 등을 체험하도록 하면서 우수 인재들을 흡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 외에서 진행하는 캠프 중에서는 한국뇌교육학회(KBSO)가 주최하는 ‘한국뇌캠프’가 유명하다. 이달 30일까지 모집을 진행한다. 주로 서울대에서 진행되는 이 캠프에는 각 유명 대학의 석학들이 나서 강의한다. 사전 공부가 필수일 정도로 학습 난도가 높은 편이다. 하위 20% 학생에게는 수료증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생명과학·의대 지망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수능 만점자인 최성철군은 “뇌과학캠프 강의를 듣고 뇌·신경 쪽을 공부하는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캠프 수료자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캠프 입소를 입시 준비 과정으로 인식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캠프 체험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쓰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 정도다.
하지만 대학들은 “캠프 수료 여부는 입시와 관계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에 쓰더라도 가산점이나 입시에 도움되는 부분은 없다”며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데다 처음부터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의 캠프를 가는 탓에 진학 빈도가 높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진로 체험을 위한 캠프마저 입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수험생의 적성을 고민하는 차원으로만 캠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