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분주란 물을 건너며 탔던 배를 불태워 버리고 배수의 진을 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최 원장은 “몇몇 잘못된 관행과 일부 임직원의 일탈이 드러나며 외부로부터 공분을 샀다”며 “금융감독원은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으며, 금융시장에서의 권위도 크게 실추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감원 내 조직문화 개선도 주문했다. 최 원장은 “상명하달식 업무지시 같은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를 청산해야 한다”면서 “선배의 성숙된 경험이 후배에게 전수되고, 후배의 창조적 패기가 선배를 일깨우는 상호보완적 조직문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최 원장은 내년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금융회사의 의사결정 절차와 평가·보상 체계가 과당경쟁과 쏠림현상을 유발하지 않는지, 사외이사나 감사 등 독립적 견제장치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고 합리적으로 작동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회사에 대한 그림자 규제 등은 최소화한다. 최 원장은 “비공식 행정지도나 구두지도 등 그림자 규제를 지양하겠다”면서 “인허가 처리기간을 단축하고, 약관 심사를 사후보고로 전환하는 등 금융회사의 업무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