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 자고나면 1억씩 껑충…수주 경쟁에 '거액 이사비' 논란도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앞두고
속도전 펼치며 '강남불패' 재확인
이번달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
사상 첫 3.3㎡당 5,000만원 돌파
내년 개포주공8·서초우성1차 등
알짜단지 분양…열기 안 꺼질 듯

연초부터 심상치 않던 집값이 지난봄 ‘장미대선’을 전후해 치솟기 시작했다. 일주일 새 5,000만원, 한 달 동안 1억원 넘게 오른 것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 뉴스가 연일 이어졌다. 올해 주택 시장 과열의 진앙지 역할을 했던 강남 재건축 시장의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5월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의 경우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통과되자마자 전용 84㎡형의 시세가 5,000만원 뛰어 13억5,000만원을 찍었다. 당시 사업시행 인가를 앞뒀던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전용 84㎡형은 한 달 동안 1억원 이상 뛰었다. 이에 앞서 4월 서울시 도계위 문턱을 넘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9차 전용 75㎡형도 한 달 사이 1억원이 올라 최고 13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다시 확인된 ‘강남 불패’의 원동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었다. 지난 몇 년간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 2018년 1월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이라는 데드라인을 앞두고 속도전을 펼치면서 강남 집값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특히 재건축 후 새로 들어선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것을 눈으로 본 사업 초기 단계의 재건축 조합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강남 집값 상승 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6·19, 8·2대책 등 강력한 처방을 냈지만 시장의 힘을 누르지 못했다. 특히 잠실주공 5단지의 50층 재건축이 서울시 문턱을 통과한 것이 송파구 일대는 물론 강남 재건축 시장 전반에 불을 붙였다. 이 단지 전용 82㎡는 연초 15억2,000만원이었으나 이달 18억6,000만원까지 거래됐다. 1년 사이에 3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재건축 추진=집값 급등’이라는 현실은 50층에 대한 대치 은마의 고집도 꺾었다. 35층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속도를 내고 있는 은마 역시 상승 탄력이 붙었다. 연초 전용 84㎡가 12억8,000만원이었으나 11월에는 16억원까지 뛰었다. 28일 심의에서 서울시 도계위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여전히 관심은 뜨겁다.

재건축 단지의 힘은 이달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의 3.3㎡ 가격이 5,127만원으로 사상 처음 5,000만원 벽을 넘기며 여실히 입증됐다. 재건축 단지의 힘으로 강남구 전체 아파트의 3.3㎡ 가격도 4,000만원선을 돌파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 과열은 집값 급등 외에 건설사들의 과당 수주 문제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거액 이사비 문제다. 지난 3년간 GS건설이 공들인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수주에 현대건설이 뛰어들면서 가구당 7,000만원의 공짜 이사비 제시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논란이 커지고 당국까지 나서서 제동을 걸면서 거액 이사비 지급은 무산됐다. 그러나 강남 재건축 수주전이 시공사 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이사비 외에도 상호 비방, 금품 지급 의혹까지 제기돼 결국 경찰 조사와 정부 대책 발표까지 이어졌다.

내년 초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더라도 강남 재건축 열기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결국 강남 재건축 열기의 근저에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의 질을 중요시하는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에 대한 프리미엄을 높게 쳐주는 상황에서 강남권에서 유일한 새 아파트 공급원인 재건축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분양한 개포시영을 재건축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3.3㎡당 분양가가 4,240만원선에 책정됐음에도 청약경쟁률이 40.7대1이었으며 신반포센트럴자이는 평균 1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내년에도 개포주공 8단지, 서초우성 1차, 서초 무지개, 개포주공4단지 등 알짜 재건축 단지가 일반분양되면 인근 지역 아파트 가격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인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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