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특위 연장] 개헌안 '시한' 불씨 여전 … 내달 추가 협의

'2월까지 개헌안 마련' 놓고
여야 팽팽한 의견대립 불보듯

이번 임시국회 최대 쟁점이었던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활동 기간 연장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표면적으로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뇌관은 아직 남아 있다. 일단 6개월 연장에 합의하긴 했지만 2월 중에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당과 시한을 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1월 중 이 문제를 추가 협의하기로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9일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합해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 기한을 오는 2018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 위원 수는 25인으로 산하에 헌법개정소위원회와 정치개혁소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추가 합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민주당이 명분을 챙기기는 했지만 이번 합의로 한국당은 그간 주장해왔던 ‘문재인표 개헌’ 저지에 한발 가까워졌다. 한국당은 추후 추가 협상 과정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분리 실시를 강력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적 합의 없이 여당이 독단적 개헌을 한다는 건 시행을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김성태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첫 합의문인데 만족스럽게 됐다”고 합의 결과에 반색했다. 김 원내대표 또한 “어떤 일이 있어도 문재인 개헌은 절대 거부한다”면서 “한국당은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온 국민 참여로 한국당이 중심이 된 국민 개헌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대국민 약속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공약대로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 투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만약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에 실패한다면 또 다른 개헌안 발의권자인 대통령이 자체 개헌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헌특위 활동 시한을 내년 2월까지로 못 박자고 하는 이유다. 문제는 정부 형태 등과 관련해 국회가 합의점을 전혀 찾지 못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개헌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여소야대 국회 지형에서 개헌안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당은 민주당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한국당에 개헌안 부결 책임을 돌리려고 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개헌 국민투표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방 선거 이후에 개헌 국민 투표를 분리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회 개헌특위는 지난 1월 출범해 1년가량 활동했지만 아직 개헌안 초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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