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법적 리스크

정수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최근 각종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세가 치솟으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광풍이라 불러도 부족할 만큼 크게 높아졌다.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블록체인 산업 성장과 직결되지 않는 현실은 아쉽지만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창업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이에 관련 법률 수요도 늘고 있다. 필자가 속한 법무법인에서도 최근 약 20명의 변호사 및 전문가들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가상화폐가 로펌 업계에 새로운 활기로 작용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017년 중순부터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화폐공개(ICO), 해외 송금 등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다수 수행했다. 그중에서도 젊은 창업가들이 뭉친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을 만나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앞으로 내놓을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듣노라면 덩달아 즐거워지는 유쾌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최근 가상화폐를 수단으로 한 모든 형태의 자금조달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무리하게 ICO 등을 추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지금은 열정과 패기에 가려 미뤄 놓았던 법적 리스크를 철저히 대비하는 기회로 삼을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된다. 블록체인·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문제가 되는 법적 이슈들은 외국환거래법, 자본시장법 및 각종 형사 법령 등이다. 하지만 아직 관련 법 규정이나 판례, 주무부처의 입장 등이 정립되지 않고 있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전문성을 갖춘 법률전문가 집단을 통한 정확한 법적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일단 사업을 추진하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직전에서야 법적 리스크가 없는지 최종적으로 검토를 구해오는 경우가 많다. 준비 중인 서비스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게 되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사업 전체를 변경해야 하거나 사업 자체를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사업 초기부터 제대로 된 법적 자문을 통해 사업 자체 및 여러 법적 리스크를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불안했던 법적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하고 향후 이뤄질 정책 방향에 맞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정수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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